소백산 산행의 둘째날에는 제2연화봉 대피소를 출발하여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을 경유하여 초암사 방향으로 하산하여 배점주차장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아침 7시반부터 오후 3시반까지 대략 8시간 동안 20Km의 소백산 능선길에서 초강력 한파와 엄청난 칼바람과 마주하여 악전고투를 하였다.
지난밤에 풍기와 영주방향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하여 대피소앞 데크에 나갔었는데,
셔터를 누르기 위하여 장갑을 잠깐 벗자, 추위와 바람에 곧바로 손가락의 감각이 없어진다.
일요일보다는 덜 추울거라는 일기예보로 애써 자위를 해보지만, 오늘 산행이 심히 걱정된다.
당초에는 일찍 산행을 끝내기 위하여, 7시에 제2연화봉 대피소를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강추위와 칼바람 때문에 30분을 늦추어서 오전 7시반에 둘째날 산행을 시작하였다.
나름 살아 보겠다고 얼굴은 버프로 가리고, 장갑 2컬레와 양말 2컬레로 중무장을 하였지만,
외부에 노출된 눈 주위는 쓰려오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끝부터 시리면서 아파온다.
설상가상으로 입김이 안경에 그대로 얼어 붙어서 시야가 너무나 좋치가 않다.ㅜㅜ
해가 올라오면 기온이 높아져서 따뜻해 질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서 소백산 능선길을 뚜벅뚜벅 걸었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장갑을 벗는 것도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오늘은 노출이고 나발이고 모두 'P모드' 이다.
그나마 소백산 능선길의 장쾌한 뷰가 강추위와 칼바람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소백산은 지난해 5월에 천동에서 죽령까지 걸었었는데, 그때는 날씨가 않좋아서 무척이나 아쉬웠었다.
오늘 소백산은 -15도의 기온에 초속 4-5m의 북서풍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25도는 족히 되어 보인다.
배낭 포켓에 넣은 식수들은 모두 얼어 버렸고, 카메라, 아이폰, 애플위치도 비로봉에선 완전히 동태가 되어서 돌아가셨다.
배터리 잔량이 3/4 이었던 카메라도, 94%였던 아이폰도, 60%였던 애플워치도 소백산의 강추위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할 수 없이 넉살이 좋은 nc형님이 DSLR을 든 등산객에게 부탁을 하여서 비로봉의 인증샷은 어렵사리 건졌다.ㅜㅜ
이 포스팅을 빌어서 비로봉 정상에서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전송해주신 산객께 다시금 감사드린다.
비로봉 정상에서의 칼바람은 너무나 혹독하여서, 내 평생 경험한 최강의 추위이지 싶었다.
더군다나 카메라, 아이폰, 애플워치가 올스톱이 되자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멘붕이 왔다.
나중에 하산하여 확인을 하였지만, 그나마 GPS로거가 버텨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비로봉 정상부에서 어찌나 개고생을 하였는지, 그 곳을 벗어나자 날씨가 덥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비로봉과 국망봉사이의 능선길에서 칼바람에 누더기가 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면서 어렵사리 똑딱이는 다시 살렸다.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목표인 소백산 국망봉 정상을 정오경에 찍었다.
이제는 초암사 방향으로의 하산이다.
그런데 초암사까지 4.1km에 또 배점주차장까지 3.4Km로 내려갈 거리가 만만하지가 않다.
배점주차장에서 16시40분에 영주로 출발하는 시내버스 시간까지는 그래도 여유가 있어서,
돼지바위 아래의 석륜암터에서 라면과 햇반으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하산속도를 조금 높여서 오후 2시반경에 초암사에서 아이젠과 스패치를 벗고서 소백산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소백산 자락길 안내센터 직원분들의 배려로 영주터미널까지 편하게 나와서 귀가를 하면서 스마트폰을 검색하자,
우리가 하산한 직후부터는 한파경보 때문에 소백산을 포함하여 전국의 모든 국립공원의 입산이 통제란다. 헐~
초강력 한파속에서 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을 제대로 맞으며, 내 평생 잊지 못 할 추억을 또 하나 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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