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천안의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을 혼자서 종주하여 보았다.
당초에는 떠나보내는 겨울과 눈꽃이 아쉬워서 영동의 민주지산을 오르고 싶었으나,
설연휴 직후에 걸린 감기 몸살에 컨디션이 좋지가 못하여서, 라이트한 천안의 광덕산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오전 8시10분에 광덕사를 출발하여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을 경유하여 오후 4시20분경에 외암리 윗산막골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대략 8시간10분동안 17Km의 산길에서 걷고, 사진찍고, 밥먹고, 휴식하면서 천안 광덕산을 흠뻑 즐겨 보았다.
감기는 "약 먹으면 일주일 걸리고, 약 않먹으면 7일이 걸린다"던데, 이번 감기는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도통 낫지를 않는다.
구정과 감기 때문에 2주일을 꼼짝하지 않았더니만, 몸이 근질근질해서 무조건 장항선 첫기차에 몸을 실었다.
천안역에 오전 7시가 조금 못되어 도착을 하여서, '김밥천국'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후에 광덕사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주말이라서 버스가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천안역에서 광덕사로 향하는 버스(600번,601번,603번)는 많이 있는 모양이다.
오늘은 아침 일찍이 산행을 시작한지라 시간이 널널하여서 광덕사도 천천히 둘러보았다.
3주만에 산행을 나서서인지 아니면 감기때문에 컨디션이 좋지가 않아서 인지는 몰라도
광덕산은 높이(699m)가 그리 높지가 않아서 쉬울거라 예상을 했었는데 오르막이 만만하지가 않더라.
설상가상으로 산중턱부터 아랫배가 살살 아파와서 정신이 혼미해지며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은폐 엄폐를 할 마땅한 장소가 보이질 않고, 등산객도 꾸준히 올라와서 도무지 틈이 없다.
악전고투끝에 광덕산 정상에 올라선 후, 한적한 종곡리 방향의 바위뒤에 지뢰를 매설하니 그제서야 살 것 같다.
광덕산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아산과 예산방향의 뷰가 시원스레 펼쳐저 있었다.
이제는 능선길을 따라서 망경산을 오른 후에 외암리로 하산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광덕산 정상만을 찍고서 하산을 하는지, 망경산으로의 능선길은 한적하기 그지 없다.
광덕산 안내문에는 '장군바위'가 나름 멋있다고 하더만, 내가 보기에는 그닥 이었다.
망경산에서는 가스때문에 깨끗하지는 않았으나, 북쪽으로 천안과 아산방향의 뷰가 좋았다.
그런데 두 무리의 산객들이 거하게 식사와 술판을 벌이고 있어서, 서둘러서 망경산삼거리로 되돌아 나왔다.
임도옆의 정자에서 혼자 여유롭게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등산객 두분이 합석을 하였다.
그 분들과 산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설화산이 좋다며 꼭 올라가 보고 가란다.
컨디션은 않좋았으나 설화산이 급구미가 당겨서 기차표를 반환하고, 늦은 시간의 새로운 기차표를 끊었다.
LTE가 빵빵하게 터지는 산위에서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를 끊는 참으로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
그런데 오후 2시가 넘어서자 찬바람도 강하게 불어오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설화산을 오르는데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전형적인 육산인 광덕산과 망경산과는 달리, 설화산은 바위산이어서 확실히 빼어난 암릉미는 있었다.
설화산 정상에서 광덕산과 망경산을 바라보니 오늘도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우라지게 걸었다.
설화산 내리막에서는 애가 약간 탈진하여 어렵사리 하산하여, 외암리 윗산막골 느티나무아래에서 GPS를 끄고 오늘 산행을 종료했다.
외암리에서 온양온천 시내로 나오는 버스도 30분마다 1대씩 있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온양온천의 대중탕을 검색하여, 'W호텔'대중탕에서 몸을 담그니 산행의 피로가 사르르 풀리는 기분이다.
온양온천도 관광지여서 그런지, 식욕이 당기는 음식들은 죄다 2인분이 되어야 팔겠단다. 썩~을
그래서 할 수 없이 치킨집에 들어가서 치맥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했더니, 머리는 알딸딸하고 눈꺼풀은 천근만근이다.
천안의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은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도 좋고, 산의 높이(699m)와 산행거리도 적당하고,
온양온천에서 산행의 피로도 풀며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가 있는 괜찮은 당일산행 솔루션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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