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대학동문 산악회를 따라서 태백산엘 다녀왔다.
태백산은 경상북도 봉화군과 강원도 영월군, 태백시의 경계에 위치한 우리민족의 영산(靈山)이다.
또한 산세가 완만하고 설경이 아름다워서 덕유산,소백산과 함께 겨울산행지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오전 11시20분경에 유일사 매표소를 출발하여 장군봉과 천제단을 경유하여 오후 5시경에 당골주차장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태백산에서 대학동문들과 대략 11.5Km를 5시간40분 동안 놀멍쉬멍하면서 걸은 것으로 GPS트랙로그에 기록이 되었다.
지난해말 대학동기들의 송년 소모임에서 동문산악회를 따라서 태백산을 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용한 산행을 즐기는 편이라 별로 내키지는 않았으나 순식간에 결정이 되었다.
하기야 그 자리에서 "NO"라고 말 할 분위기도 아니어서, 얼떨결에 동참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겨울 태백산은 2년전인 2014년 2월에 오늘 산행의 맴버 2명과 함께 했던 바로 그 산이었다.
지난 년말에 회비를 송금하고는 잊고 지내다가, 새롭게 가입한 동문산악회 밴드에 들어가보니 난리가 났더라.
태백산 산행의 흥행이 대박나서 2호차까지 운영하는 거의 7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가 되어 있었다.
않그래도 복잡하기로 유명한 겨울 태백산엘 우리팀까지 더하면 제대로 걸을 수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동문 밴드활동에 매우 적극적인 '원신'이란 친구는 우리조의 준비물을 할당하며 아주 신이 났더라.
꼴랑 태백산 당일산행을 가는데 워~낙 세밀하게 뿜빠이를 하여서 히말라야에 가는 줄 알았다.
나는 대학친구들과의 산행에서는 항상 그랬듯이 장비를 담당하였다.
혹시 몰라서 비박배낭에 가솔린버너, 가스버너, 코펠, 식수 2L, 선지해장국까지 넣으니 엄청 묵직하다.
우리조에는 산행 경험이 많치가 않은 여자동기들도 있어서 날씨가 춥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기온도 그다지 낮지가 않았고, 태백산의 칼바람도 잔잔하여서 편안하게 산행을 하였다.
처음부터 예상은 했었으나 태백산에는 전국에서 눈꽃산행을 즐기러 온 산객들로 정말로 인산인해였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장군봉에 오르는 내내 앞사람의 엉덩이만 처다보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ㅠㅠ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 군락지 부근에서 준비해간 음식으로 성대한 점심식사를 하였다.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질 않아서, 눈덮인 주목의 아름다운 풍광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래서 점심식사후에는 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산행모드에서 유람모드로 전환하여 세월아 네월아 걸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샘물이라는 용정(龍井)에서 물도 한모금 먹어 주고,
단종의 넋을 기리기 위한 단종비각과 망경사의 대웅전과 탑들도 기웃거려 보았다.
힘들어하는 여자동기의 보조를 맞추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산을 하다가 갑자기 작은 볼 일이 급해졌다.
등산객이 적은 조용한 산 같으면 사주경계 후에 잠깐 실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곳 태백산은 워낙 산객이 많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산행속도를 높여서 후다닥 내려왔다. '아, 살 것 같다'
워낙 늦게 출발하였고, 오르막에서 정체도 심했고, 사진을 찍으면서 유람모드로 걸었더니,
당골매표소에 가까워지자 벌써 하늘이 어둑어둑해진다.
오늘은 처음으로 대학동문 산악회에 참석하여 여러 선후배님들과 태백산을 함께 걸어 보았다.
비록 눈꽃이 거의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좋은 사람들과 맑은 공기속에서 하루를 보낸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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