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기 고딩 친구 5명과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경인 설악산 공룡능선을 넘어 보았다.
지난 1월 한라산 등반 후 친구들이 산에 맛을 들여서 처음엔 지리산 종주를 생각했으나,
코로나로 대피소 숙박이 여의치 않아서 설악산 공룡능선으로 계획을 급선회하고,
9월 태풍 힌비노의 심술 때문에 한 번의 일정 연기 끝에 어렵게 공룡에 도전하였다.
친구들 모두 내년이면 국민연금 납부가 끝나는 노땅들이라 여유 있게 2박 3일로 일정을 수립하여,
첫째 날은 오색 주전골과 속초 외옹치항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둘째 날 공룡을 빡세게 뛰고,
셋째 날 룰루랄라 귀경하는 일정이다.
산행 루트는 오르막은 빡세고 내리막은 편한 반시계 코스(비선대->마등령->공룡->무너미->천불동)로
13시간 정도 예상했었는데 실제는 약간 오버하여 14시간 만에 주파하였다.
아이파크 숙소에서 새벽 2시 반 기상 후 출발하여 소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자,
단풍 대목이라 그런지 새벽부터 득달같이 달려와서 주차비 만원을 뜯어간다. 썩~을
그리고 마빡에 불을 밝히고 소공원부터 비선대까지 평지 3Km를 빠르게 걸어서,
새벽 4시 10분 비선대 통문을 통과 후 금강굴까지 매우 가파른 구간을 씩씩거리며 올라가는데,
가장 선두에서 리딩 할 것으로 생각했던 놈이 완전 맛탱이가 갔다. 헐~
일단 휴식을 늘리고 세존봉 직전의 엄폐 가능한 장소에서 대전차 지뢰를 매설하니 멘털과 컨디션이 돌아온다.
이제는 날도 밝아오고 천상의 아름다운 풍광도 눈에 들어오자,
씩씩하게 걸어서 계획보단 조금 늦은 8시 20분경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하여 아침식사 후,
오전 9시가 넘어서 공룡에 진입하여 본격적이 공룡 산행을 시작하였다.
단풍이 완전 절정인 시기라 교행 불가 구간에서 정체를 걱정했으나,
다행히 월요일이라 무너미 고개에서 넘어오는 팀이 거의 없어서 우리만의 페이스로 천천히 진행을 하였다.
이 몸은 10년 전 똑같은 코스로 공룡을 경험하였는데 그때보단 단풍은 조금 못하였으나,
그래도 친구들과 떠들면서 공룡 비닐을 오르내리니 확실히 힘이 덜 들더라.
당초에는 희운각에 들러서 점심식사와 식수 보급을 할 예정이었으나,
시간도 약간 지체되었고 모두가 빨리 하산하고픈 눈치여서,
무너미에서 좌틀하여 양폭에서 휴식과 식수 보급을 하고,
조금은 지루한 천불동 계곡을 터벅터벅 걸어서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비선대 다리를 통과 후,
오후 6시에 소공원 주차장에서 공룡 대장정을 마무리하였다.
공룡이 초행인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모두 안전하게 하산하자 그제야 긴장이 풀리더라.
공룡을 오르고 내릴 땐 입에서 쌍욕이 절로 나왔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노라니 벌써 설악이 그리워진다.
설악엘 다녀오면 언제나 똑같은 말 맺음이지만
'설악은 언제나 최고이고, 공룡은 그중에 백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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