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산행의 둘째 날에는 소청대피소를 출발하여 공룡능선을 넘어서 백담사까지 길~게 걸어 보았다.
전날 밤엔 워낙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4시에 자동으로 기상을 하여서,
햇반과 함박스테이크로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즐긴 후에,
천천히 산행 준비를 하여서 새벽 5시반에 소청대피소를 출발하였다.
소청대피소에서 소청삼거리까지 400m의 오르막에서는 약간의 용을 쓰고서,
희운각까지 가파른 내리막에서는 미끄러운 돌계단을 조심조심 걸어서 내려와,
군장을 재점검 한 후에 오전 7시에 본격적인 공룡능선 도전에 나섰다.
예전에는 '공룡능선을 탈까? 천불동계곡으로 내려 갈까?'로 매번 고민하였던 무너미고개에서
오늘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좌틀하여서 공룡능선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공룡의 첫 번째 비닐을 오르면서 뒤돌아서 대청, 중청, 소청에게도 반갑게 아침 인사를 하였다.
오늘이 개인적으로는 세번째 공룡능선의 도전인데,
한겨울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 2.둘째날, 희운각-공룡능선-소공원
가을 공룡과 겨울 공룡과는 또 다른 봄(春) 공룡의 아름다움과 매력이 있더라.
어제는 서북능선에서 그리도 조망을 주지 않으시더만, 이리도 좋은 날씨를 선사하기 위한 심술이었나 보다.
정말로 저멀리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이 손에 닿을 듯이 가까이 보였다.
지금부터는 새벽 3시에 오색을 출발하여 대청봉을 찍고서 공룡을 넘으시는
안내산악회의 선수들이 속속 출몰하시어 거의 모든 분들을 추월시켜 드렸다.
그 분들은 산방기간 동안 설악에 굶주렸던 고수들이어서 거의 날아다니신다.
이제는 조금 힘도 부치고 공룡의 경치도 약간은 식상하여서,
귓구멍에 이어폰을 꼽고서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 공룡을 즐겼다.
당초에는 마등령 삼거리에서 점심 식사 후에 오세암을 거쳐서 백담사로 하산할 예정이었는데,
페이스가 좋아서 오세암에서 12시 점심 공양 후에 조금 일찍 귀경하기로 계획을 급 수정 하였다.
공룡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나한봉 부근에서는 저멀리 동해바다와 속초 시내도 깨끗하게 조망이 되었는데,
아마도 오늘이 내가 설악산을 올랐던 십여 번의 산행중에서 시계가 가장 좋았지 싶다. 정말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공룡능선 진입 4시간 만인 오전 11시경에 마등령 삼거리에서 좌틀하여서 오세암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이 길은 대학교 1학년 때인 1983년 여름방학에 고딩 친구 3명과 엄청나게 다투면서 올라왔던 내게는 추억이 서린 등산로인데,
35년 만에 마등령-오세암 구간을 다시 걷노라니, 정말로 풍광이 하나도 없는 오르막이어서 친구들이 투덜거릴만 했었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미역국이라 생각하는 오세암의 점심 공양으로 윈기를 회복하고,
산삼섞인 식수까지 1L를 보충하고서 실컷 쉬었다가 오후 1시경에 백담사를 향하여 다시 출발을 하였다.
설악을 다녀온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설악이 그리워진다.
정말로 설악은 언제나 최고(最高)이며, 공룡은 그 중의 백미(白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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