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폭염속에서 첫직장 산악회의 선후배들과 함께 북한산 둘레길 19-20구간을 2시간 가량 짧게 걸어 보았다.
첫직장 산악회의 7-8월 정기 산행은 무더위 때문에 가볍게 둘레길을 걷는 관례가 있는데,
처음에는 북한산 우이역부터 원도봉 입구까지 3개 구간 정도를 제대로 걸을 계획이었는데,
무더위 때문에 당일 아침에 도봉산 입구까지로 단축되더니 실제로는 무수골까지만 걸었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에 잠을 설쳐서 새벽 5시에 기상하여 샤워 후 집을 나서서,
M버스를 타고 남대문으로 이동하여 무더위에 잃은 입맛을 갈치조림으로 달랜 후에,
지하철 1호선과 우이신설 경전철을 갈아 타고서 약속 장소에 일찌감치 도착했다.
그런데 배낭도 없이 빈 몸으로 달랑 참석한 승배 회장이 출발도 하기 전부터 막걸리를 돌려서,
내가 이때부터 오늘의 일정이 절대로 계획처럼 지켜지지 않을 것임을 직감하였다.
9시15분 경에 북한산 우이역을 출발하여 시계반대방향으로 걸어서 연산군묘에 도착을 하였는데,
830년 된 은행나무는 서울시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여서 내 카메라 화각에는 모두 들어오지가 않았다.
그리고 길을 하나 건너서 세종대왕의 둘째딸인 정의공주 묘역도 주마간산으로 둘러 보았다.
오늘 걸었던 북한산 둘레길 19-20구간은 서울둘레길 북한산 구간과 중복이 되어서,
2년 전 서울둘레길 종주시에 이미 걸어 보아서 설레임이나 호기심은 전혀 없었다.
서울둘레길 북한산 2구간 - 빨래골공원 지킴터부터 도봉산역까지
북한산 둘레길 19구간인 방학동길부터는 흙을 밟는 제대로 된 둘레길인데,
이제는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어서 머리는 지끈거리고 온 몸에 땀이 비 오듯이 쏟아져 내린다.
그러더니 휴식처에서 이구동성으로 도봉산 입구까지도 가지 말자고 하여서 무수골에서 트래킹을 짧게 종료하고서,
근처에서 맥주와 막걸리로 갈증을 달랜 후에 시내 '을지면옥'으로 이동하여 편육과 냉면으로 푸짐한 뒷풀이를 하였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걷는 시간보다 노닥거리며 쉬는 시간이 더 많았고,
트래킹 시간보다 뒷풀이 시간이 훨~씬 길었던 산행이었지만 무엇이 문제랴?
그저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함께 보낸 것만으로도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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