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엔 날도 무척이나 더웠었고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 때문에 꼼짝을 못했는데,
이러다가는 내가 죽겠다 싶어서 거의 3개월 만에 집에서 가까운 광교산을 찾았다.
산행코스는 서수지IC를 들머리로 형제봉, 종루봉, 시루봉을 경유하여 신봉동 입구까지 가볍게 잡았다.
대략 8.7Km의 거리를 3시간반 동안 광교산에서 걷고 쉬면서 힐링을 하였다.
새벽 4시경 잠이 깨어 컴퓨터 앞에서 놀다가 후다닥 샤워를 마치고 식수 1L만 배낭에 달랑 넣고서는 집을 나서서,
수지 읍내의 순대국집에서 아침을 해결하고서 오전 7시50분에 서수지IC 등산로 입구에서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
서수지IC에서 형제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광교산 등산로 중에서도 손꼽히게 한적한 코스이다.
오늘도 단지 MTB 아저씨 한 명과 길을 잘 못 내려온 아주머니 한 명 만을 조우했을 뿐이다.
형제봉을 오르며 상념에 빠져서 필요한 내용은 정리하고 불필요한 잡념은 날려 버렸다.
15개월 만에 형제봉을 다시 찾았더니만 동편 로프 구간에도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안전이 가장 중요하지만 자연과 조화롭지 못한 인공이 너무 많이 가미되는 느낌이다.
이 곳 형제봉 정상은 수원시내로의 조망이 가장 훌륭한 장소인데,
형제봉 바위위에도 철제 그물이 덮혀 있어서 매우 흉물스러웠다.
발걸음을 옮겨서 종루봉 정상의 정자(亭子)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광교산 정상에만 집착한 많은 산객들은 종루봉을 스킵하지만,
이 곳이 광교저수지 방향의 조망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종루봉 정자에서 땀을 훔치고 물 한모금 마시며, 애플 홈킷으로 아이들이 기상을 하였는지 모니터링을 하였다.
집안의 전등, 스위치, 센서등을 한 눈(目)으로 살필 수 있는 애플 홈킷은 매우 훌륭한 모니터링 도구이지 싶다.
이제는 iOS11의 '스크린 레코딩' 기능으로 LTE 환경인 종루봉 꼭대기에서도 스마트폰 화면의 녹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대략 10시 경에 광교산 최고봉인 시루봉에서 북쪽 방향의 청계산을 바라보았다.
몇일 전처럼 쾌청하던 시계(視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깨끗하게 조망이 되었다.
그리고 여느때처럼 아이스께끼 하나 베어 물고서 한참 동안 시루봉에서 정상욕을 즐겼다.
이제는 수지 성지바위산 방향으로의 하산이다. 이곳 하산길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더라.
시루봉 정상에서 수지 방향으로는 법륜사로의 하산코스가 가장 짧은 거리이나,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아서 오늘은 용인서울고속도로 아래를 따라서 신봉동으로 내려왔다.
비록 집에서 매우 가까운 광교산에서 3시간반 가량의 반나절 등산이었지만 너무나도 행복했다.
내 산행의 고향인 광교산은 언제 찾아가도 지친 나를 감싸주며 힐링시켜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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