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락산은 소백산과 월악산의 중간쯤에 위치하여 월악산 국립공원에 포함된 100대 명산인데,
오늘은 이 곳에서 겨울과 봄을 모두 마주하며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5시간 넘게 걸어 보았다.
오전 9시반 경에 상선암 주차장을 출발하여 제봉, 형봉, 신선봉을 경유하여 정상(964m)에 오른 후에,
하산하며 간단하게 점심식사 후에 검봉을 경유하여 오후 2시50분 경에 '선암가든'앞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도락산(道樂山)이란 이름은 우암 송시열이 '깨달음을 얻는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필수적으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지었다는 일화가 전해져 온다.
도락산 등산로는 초반부터 고도를 바짝 높이며 상당히 가파르게 올려쳤는데,
산행 대열의 중간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나름 꾸준하게 올라 갔는데도,
선두는 무슨 무장공비들처럼 앞으로 내빼서 오르막에서는 거의 쉬지를 못하다가,
제봉에 올라서서 겨우 목을 축이며 잠시동안 휴식하며 혼미한 정신을 가다듬었다.
도락산을 오르며 시야가 터지는 곳에서 3년 전에 올랐던 월악산 영봉을 찾아 보았으나,
가스와 미세먼지 때문에 시계가 좋지 못하여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더라.
이 곳은 북한산 숨은벽 능선의 해골바위와 많이 닮아 있어서 마치 백운대를 오르는 것과 같은 착각에 잠시 빠졌었다.
이윽고 상선암 주차장을 출발하여 2시간반 만에 해발 964m의 도락산 정상에 올라섰는데,
선두는 점심식사 자리를 물색한다고 벌써 하산을 한다. 오늘은 완전히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산행이다.
아마도 오늘 도락산 산행길에서 산악회의 회원 모두가 모인 경우는
점심식사 때와 이 단체사진을 찍을 때가 전부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하산길에서도 좌우로 펼쳐진 아름다운 암릉에 취해서 내려왔는데,
이 곳에서는 북한산 의상 능선을 걷는 듯한 또 한 번의 착각에 빠졌었다.
이제는 약간 풀려 버린 두 다리를 이끌고 터벅터벅 하산하는데 개울에서 맑은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지난 겨울엔 그토록 춥더니만 그래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의 섭리가 너무나도 신비롭기만 하다.
정상부의 북사면에는 남아 있는 눈이 아직은 녹지가 않아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엉금엉금 기었었는데,
아랫 동네에는 더위를 느낄 정도의 기온이어서 겨울과 봄을 모두 마주한 재미있는 도락산 산행이었다.
단양 도락산은 100대 명산의 자격이 충분한 아름다운 바위산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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