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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5.31 안개속에서 걸어본 소백산 산행기
오늘은 대학친구 3명과 소백산을 천동계곡을 출발하여 비로봉과 연화봉을 경유하여 죽령휴계소까지 대략 20Km의 거리를 9시간 가량 걸어보았다.
소백산은 충청북도 단양군과 경상북도 영주시 및 봉화군에 걸쳐서 위치하며, 해발 1,439m의 비로봉을 꼭대기로 하는 유명한 산이다.
작년 4월의 지리산 천왕봉 산행이후에 정말로 오랜만에 대학친구 4명이 뭉쳐서 소백산을 함께 오르기로 하였으나 날씨가 문제였다.
주중에는 날씨가 미쳤는지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면서 무척이나 덥더니만, 하필이면 소백산 산행이 예정된 주말에만 비소식이 있다.ㅠㅠ
다시금 4명의 스케줄을 조정하기도 힘들어서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고선 소백산 산행을 예정대로 결행하였다.
평소에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많이도 틀리더만, 오늘은 귀신같이 맞더라. 오전에는 약간의 비, 오후에는 갬...
아침 6시 20분경에 경부고속도로 죽전간이정류장에서 도킹하여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바람같이 달려서,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오늘의 들머리인 천동계곡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소백산 철쭉제 기간(5.28-5.31)이어서 산행 들머리에서 스마트폰 파우치를 선물로 준다.
스마트폰을 아이폰6로 업그레이드를 하여서 기존에 사용하였던 파우치가 조금 작았었는데 무척이나 고마웠다.
나도 머리에 털나고 소백산은 처음 찾았는데 오래된 명산이어서 그런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고,
등산로 우측으로는 천동계곡의 시원한 계곡물이 콸콸콸 흐르고 있어서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날씨는 흐렸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질 않아서, 무더운 날씨보다 오히려 오르막을 걷기가 수월하였다.
소백산의 천동계곡 코스가 경사도는 완만하여서 오르기가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았으나
천동삼거리까지 6.2Km의 구간을 한번도 다운이 없이 줄창 오르기만 하자니 조금은 지루했다.
비로봉이 코앞인 천동삼거리에 도착하자, 안개가 몰려오면서 가는 이슬비와 칼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생존을 위해서 잽싸게 바람막이를 걸쳐 입고선, 연신 원터풀을 외치면서 사진을 찍어본다.
소백산의 철쭉들이 아름답기는 하였지만, 몰려오는 안개와 정상부의 칼바람속에서 감흥지수는 왕창 떨어진다.
하기야 나는 아직도 철쭉과 연산홍을 구별하지 못하는 고문관이다.
정상석을 사진에 담아보고자 가까이 접근해 보았지만, 정면에서 단독샷을 날리기에는 어림도 없다.
자욱한 안개와 매서운 칼바람속에서도 인증샷을 찍기 위하여 긴~줄을 서는 정성들이 참으로 대~단하다.
비로봉을 뒤로하고 다시 천동삼거리로 내려오는 우측편에는 주목들이 장관이다.
겨울에 이놈들 머리위에 흰눈이 쌓이면 엄청난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비로봉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소백산 능선길에서는 짙은 안개때문에 광(光)이 적어서 사진도 꽝이고, 조망도 꽝이다.
화창한 날씨에 좌우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을 머리속으로만 그려보면서, 짙은 아쉬움을 안고서 터벅터벅 걸었다.
소백산 능선길을 한참 걸어서 연화봉에 도착하자, 나처럼 연식(年式)이 조금 오래된 정상석이 반겨준다.
1982년 10월 24일이면 대학입학 학력고사 직전에 개고생을 하고 있을 무렵이고,
1987년 5월 31일이면 군대에서 상병을 갓 달고선 뺑이를 치고 있을 때이다.
당시를 떠올리니 웃음이 살짝 나온다.
연화봉 바로 아래에 위치한 소백산 천문대를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순식간에 안개가 걷힌다.
정말로 산위에서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제2연화봉의 전망대에서 북쪽을 바라보자 구름이 발치아래로 보이며 산줄기들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이 맛에 오르막에서 힘이 들지만, 기를 쓰고서 산에 오르나보다.
오늘도 좋은 사람들과 멋있는 산을 행복하게 걸어보았다.
"친구들아, 70,80살이 될때까지 건강하게 100대 명산을 함께 오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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