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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1.25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인증종주기 - 2.제주항부터 법환포구까지 2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라이딩의 첫째날에는 제주항에서 반시계방향으로 서쪽 해안을 따라서 서귀포 법환포구까지 달려 보았다.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의 라이딩 방향은 자전거도로, 풍향, 풍광등 모든면에서 반시계방향의 진행을 추천하는 바이다.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라이딩의 첫째날 계획은 무지하게 간단하다.
날(日)이 밝는 오전 7시경에 라이딩을 시작하여 전반전에 50Km 정도를 달리고,
정오경에 점심식사를 하고서는 후반전에도 50Km 정도를 달리고,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는 17시까지는 반드시 라이딩을 끝낸다는 심플한 일정이다.
나는 하루에 100Km까지의 라이딩은 즐거움인데, 그 이상의 라이딩은 노동이 되는 저질 체력의 소유자이다.
그래서 부득이한 응급상황이 아니면 야간 라이딩은 되도록 하지를 않는 편이다.
경치가 하나도 보이지가 않는 야간에 라이트를 켜고서 달리노라면 정말로 즐거움은 사라지고 노동만 남는다.
제주항을 출발하여 조금 달리자 24시간 영업하는 맥도널드를 발견하였다.
"보이면 먹어두고, 배가 않고파도 먹어두자"는 국토종주시의 교훈을 되살려서 무조건 들어간다.
맥모닝세트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서는, 깨끗한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볼 일도 보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의 첫번째 인증센터인 용두암 인증센터를 찾는 것부터 알바를 한다.ㅠㅠ
용두암 인증센터는 자전거길에서 제주시 관광안내센터 방향으로 50m가량 들어와서 숨어 있었다.
다행히 새벽에 같은 배에서 내리신 단체 라이더분들이 알려 주셔서 큰 고생은 하지를 않았지만,
용두암 인증센터의 위치, 용연계곡을 우회하는 방법, '용두암길'위의 불법주차등은 조금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용두암에서 제주시내를 바라보자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질 않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페달을 돌렸다.
제주도의 날씨는 서울과는 사뭇 달라서, 반팔 져지에 바람막이 정도만 입고 달려도 전혀 춥지가 않았으며,
걱정했던 바람도 제주도의 남서부와 남동부를 통과할 때에 잠시잠시 불었으나 무지막지한 역풍은 없었다.
그런데 조금더 진행을 하자 비가 다시 부슬부슬 내리길 시작한다.ㅠㅠ
세상만사가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겠지만, 제주도 환상자전거길도 몇몇 문제점이 보이길 시작한다.
첫째로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에는 날카로운 잔돌들과 가끔씩 깨진 병조각들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라이딩 초반인 다락쉼터 인증센터까지에서만 타이어 펑크를 수리하는 팀을 4번이나 보았다.
이 문제는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의 마음으로 '환상자전거길의 마을구간은 마을주민이 자체적으로 청소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해본다.
둘째로 사람이 다니는 인도의 보도블럭에 파란선만 그어 놓은 구간도 꽤 되었는데, 환상자전거길이라 하기에는 조금 부끄러워 보인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아닐지라도 차도의 노변을 활용하여, 차도와 인도와는 구분된 자전거길이 필요해 보인다.
셋째로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의 개통전부터 예견된 문제였지만 자전거길에 불법주차가 너무도 많았다.
생업을 위해서 달리 방법이 없다면 한쪽으로 붙여서 주차하여, 자전거가 지나갈 최소한의 공간(50Cm)만은 라이더들에게 배려했으면 한다.
내리는 비에 안경과 카메라 렌즈를 딱기 위하여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어렵사리 두번째 인증센터인 다락쉼터에 도착을 하였다.
다락쉼터에서 쉬시고 계시는 단체 라이더분들과는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3일 내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라이딩을 함께 하였다.
다락쉼터 인증센터에는 단체 라이더들로 번잡하여서, 나는 조금더 진행하여 한림항의 조용한 정자에서 한참을 쉬었다.
용당포구 근처의 물웅덩이에서 대차게 자빠링을 한번 하였는데, 그때는 쪽팔려서 벌떡 일어났지만 우측 종아리가 부어 올랐다.ㅠㅠ
이 곳이 그 녀석이 생전에 그토록 다시 보고 싶어했던 협재해수욕장이다.
담배 한대를 깊게 피우고선 먹먹한 마음으로 다시 페달을 밟아본다.
해거름마을쉼터 인증센터는 육상전력선 공사로 자전거길을 우회시키고 있었으나, 단지 길건너편의 자전거길로 진행을 시킨 것에 불과했다.
해거름 전망대와 어우러진 바다의 풍광이 너무 예뻐서 조심스레 도로를 건너와서 사진을 몇 장 찍어 보았다.
자전거가 한경면 신창풍차해안에 다다르자 커다란 풍력발전기와 함께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의 바람이 불었으나 라이딩을 하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질 않았다. '그래서 이 곳에 풍력발전기를 많이 설치했구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시계가 정오에 가까워지자 허기가 몰려와서
신도리 어촌계식당에 무작정하고 들어갔는데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대박식당이었다.
7,000원짜리 정식이 단일메뉴인데 제육볶음에 생선구이에 누릉지까지 가격 대비 효과가 최고였다.
신도리부터 모슬포까지의 구간은 가장 최근에 건설된 자전거길이어서 도로상태도 좋고 널찍했다.
더불어서 풍광 또한 매우 아름다워서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모슬포부터 송악산 인증센터까지의 환상자전거길에서도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광 때문에 가다서다를 반복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구간을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의 베스트3 구간으로 선정하였다.
마라도가는 유람선을 타는 송악산 인증센터는 유명관광지답게 사람과 차들로 복잡하여서 인증도장과 인증샷만 찍고서 얼른 자리를 뜬다.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은 산방산을 지나면 일주도로로 들어와서 중문까지 꾸준한 오르막의 연속인데,
동해안 자전거길이나 낙동강 자전거길의 고개처럼 무지막지하지는 않지만 여기도 은근히 힘이 들더라.
마지막에는 힘이 너무 들어서 코를 땅에 처박고 버프 아래로 침을 질질 흘리면서 올라갔다.ㅠㅠ
14년만에 방문한 제주도 중문단지는 정말로 많이 변했더라, 하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국적이었다.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문제로 말이 많았던 강정마을을 지나서 오늘의 목적지인 법환포구로 페달을 구른다.
오후 4시반경에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첫째날의 목적지인 법환바당 인증센터에 도착을 하였다.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목표의 50%는 달성하였다는 뿌듯함을 안고서 첫째날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법환바당 인증센터에서 300m정도 떨어진 가름 게스트하우스를 김기사 네비게이션에 의지하여 찾아갔다.
나는 게스트하우스는 젊은 배낭여행자들이 저렴하게 하루를 묵는 숙소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이 곳에서 내 또래의 중년들과 한 방에서 만남(Meeting)이라는 새롭고 신선한 문화를 경험했다.
비록 오전에는 비가 내렸고 오후에도 날씨가 흐려서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의 아름다움을 100% 즐기지는 못했지만,
아무런 사고없이 첫째날 라이딩을 무탈하게 마친 것에 대하여 만족한다.
내일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광과 마주하게 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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