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환상자전거길 인증종주기 - 1.목포관광 및 제주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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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에는 시외버스편으로 목요일 밤에 목포에 도착하여, 심야배편(00:30 출발)을 이용하여 새벽(06:00)에 제주도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어차피 하루가 깨지니 낮(13:00)에 목포에 도착하여, 오후에 목포 근대역사관 관람과 유달산 산행을 하고선,

저녁에는 목포항 근처의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며 프리미어12 야구 한일전을 시청하고서는 심야배를 타기로 계획을 급수정하였다.

 

 

 

 

 

 

아침 6시반에 집을 출발하여 탄천자전거길을 따라서 15Km를 천천히 달린 후에 8시반 목포행 시외버스에 자전거와 함께 몸을 실었다.

평일 아침이어서 목포행 시외버스에는 단지 6-7명의 손님밖에 없었는데,

바로 뒷자리에 앉으신 할머니께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어찌나 오~래 전화통화를 하시는지 잽싸게 뒤의 빈자리로 도망을 갔다.ㅠㅠ

 

 

 

 

 

 

이윽고 오후 1시경에 목포터미널에 도착하여, 사전에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놓은 '해남꽃게장백반'집을 찾았다.

윈래 1인상 꽃게장백반은 팔지를 않는데,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8,000원짜리 1인상을 만들어 주셨다.ㅎㅎ

 

 

 

 

 

 

점심식사를 마치고 목포시내에 위치한 목포 근대역사관까지 5Km의 라이딩을 준비하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처음에는 그대로 달렸으나 엉덩이부터 서서히 젖어오기 시작하여 급하게 편의점에서 2,000원짜리 우비로 몸을 감싼다.

찜질방에서 시간을 보낼까도 생각을 하였으나, 벌건 대낮에 너무 무의미할 것 같아서 예정된 일정을 강행한다.

 

 

 

 

 

 

예로 부터 항구는 만남의 기쁨도 있었을텐데, 우리 민족에게는 아버지와 삼촌이 징용으로 끌려간 곳이며, 피같은 곡식이 반출되는 아픈 기억들이 많은 장소이다.

유달산 노적봉아래에 자리잡은 목포 근대역사관 본관은 일제강점기 목포 행정의 심장부인 일본영사관이 있었던 건물이다.

 

 

 

 

 

 

이 곳엔 목포의 역사, 경제, 지리, 교육등 근대사의 사료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예전부터 꼭 한번 오고 싶었었다.

 

 

 

 

 

 

일제가 2차 세계대전 말기에는 연합군의 공습에 대비하여 곳곳에 방공호를 만들었는데,

목포 근대역사관 뒷편에도 상당한 크기의 방공호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보여 주고 있었다.

 

 

 

 

 

 

1시간 가량 목포 근대역사관 본관의 관람을 마치고, 현관의 처마밑에 자전거를 맡겨 놓고서는 유달산 등산을 시작했다.

유달산은 230m의 자그마한 산이지만 목포의 애환를 모두 내려다 본 의미있는 장소라 찾아 보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자전거 바가지를 쓰고 쫄바지 입고서 유달산에 오르는 놈은 나밖에 없더라.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등 목포의 슬픔을 노래한 이난영 선생의 노래비도 유달산을 오르는 길옆에 있었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임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임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사랑

 

 

 

 

 

 

비와 안개 때문에 유달산을 오롯이 즐길 수는 없었으나, 올해 마지막 단풍을 혼자서 실컷 즐겨보았다.

 

 

 

 

 

 

 유달산을 오르면서 서울의 남산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세월이 느껴지는 등산로, 곳곳에 많은 정자,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보는 뷰...

 

 

 

 

 

 

1932년 목포 개항 35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는 유선각에서 다도해와 목포시내를 내려다보고 싶었는데 무척이나 아쉽다.

이슬비속에서 1시간반 동안의 유달산 산행을 마치고, 자전거를 회수하여 목포 근대역사관 별관을 찾았다.

 

 

 

 

 

 

목포 근대역사관 별관은 일제가 우리나라의 땅을 수탈하기 위하여 만들었던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이 있었던 곳이다.

이 곳은 사진으로 일제시대의 아픈 역사를 전시하고 있었는데,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구경은 못시켜 드린다.

목포 근대역사관을 관람하고 나오자, 오늘 프리미어12 야구 한일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내 스스로 결의를 다졌다.

 

 

 

 

 

 

처음에는 목포항에서 가까운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며 야구를 관람하고 제주배를 탈 생각이었는데, 지방의 조그마한 사우나여서 저녁 7시에 문을 닫는단다.

그래서 목포항앞의 '하이모텔'이라는 곳에서 제주배의 개찰시간까지 2만원에 대실을 쇼부쳐서 들어갔다. 내가 생각해도 탁월한 임기응변이다.

 

경기 초중반에는 오타니에게 철저히 막혀서 내심 어렵다고 스스로 포기하고 있었는데, 9회초에 오재원부터 시작하여 정말로 믿기지 않는 역전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모텔방에서 발가벗고서 미친놈처럼 박수를 치면서 좋아라 했는데, 아무도 못보아서 천만다행이다.

 

 

 

 

 

 

프리미어12 야구 한일전의 감동을 뒤로 하고서 이제는 본업으로 돌아와서 제주행 배에 올랐다.

승객은 출항 2시간전인 22시30분부터 개찰을 하였으며, 자전거는 따로 현금으로 3,000원을 받았다.

 

 

 

 

 

 

 제주도가는 '씨스타크루즈 호'의 일반실은 난민수용소 분위기이다. 그냥 바닥에 널부러져서 누우면 된다.

배에서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였으나, 밖에서 술을 마시며 떠드는 소리에 계속해서 뒤척였다.

이 배엔 내일의 생업을 위해서 반드시 잠을 자야하는 화물차 기사분들도 많은데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오늘은 목포에서 오후 내내 비를 쫄딱 맞아서, 나의 관심사는 온통 내일의 제주 날씨뿐이다.

그런데 내일 오전에도 제주도엔 약간의 비소식이 있다.ㅠㅠ

 

 

 

 

 

 

이윽고 5시간반의 항해를 거쳐서 새벽 6시에 제주항에 상륙을 하였다.

자, 이젠 본격적인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의 라이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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