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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 2.둘째날, 희운각-공룡능선-소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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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산행의 둘째날에는 희운각을 출발하여 공룡능선을 넘어서 소공원까지 8시간반 가량 걸어 보았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새벽 5시반에 기상을 하여서, 햇반과 김치찌개로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먹어 두었다.

당초에는 7시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어둠과 추위때문에 30분을 늦추어서 7시반에 희운각을 출발하였다.

 

 

 

 

 

 

추운 날씨에서는 전자기기들의 배터리 소모가 더욱 심해져서, GPS로거의 배터리가 공룡능선의 중간에서 돌아가셨다.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해서야 이 사실을 인지하고 배터리를 교체하였으나, 공룡능선 후반부의 트랙로그는 죽~ 직선이다.ㅜㅜ

 

 

 

 

 

 

'힘들지만 공룡능선을 탈까? 아니면 편하게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갈까?'

 

산꾼들은 항상 이곳 무너미고개의 이정표에서 엄청난 고뇌를 한다.

오늘은 과감하게 공룡능선으로 열고이다.

 

 

 

 

 

 

공룡능선의 첫번째 봉우리를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자 눈덮힌 대청, 중청, 소청의 모습이 장관이다.

 

그런데 로프구간을 오르다가 왼쪽 종아리의 근육이 뜨끔한다. '어, 이러면 곤란한데...'

안전을 위하여 되돌아 갈까도 잠시동안 고민하였으나, 겨울 공룡을 마주할 절호의 기회이어서 전진을 선택했다.

 

 

 

 

 

 

공룡능선은 영동과 영서를 경계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에 위치하여, 외설악 방향으로는 동해바다와 천불동계곡을 내려다보며,

내설악 방향으로는 용아장성과 서북능선을 바라다보며, 기암괴석의 사이를 넘어가는 국립공원 제1경인 환상적인 능선길이다.

 

 

 

 

 

 

공룡능선을 훤하게 꽤고 있는 고수들은 어느 봉우리가 천화대이고, 어느 봉우리가 1275봉인지 잘 알겠지만,

나는 그저 비경(祕境)에 취해서 '와, 와'하며 감탄사만 연발하면서 공룡능선을 통과하였다.

 

 

 

 

 

 

공룡능선을 걷고 있노라니 마치 신선(神仙)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속세(俗世)에서의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모두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3년전인 2012년 가을에 선후배와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 방향으로 공룡을 넘었었는데,

오늘은 한겨울에 반대 방향으로 걷노라니, 공룡은 지난번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설악산 공룡능선을 오르다.

 

 

 

 

 

 

오늘의 최대 난코스인 빙벽 오르막 구간에서는 납작 업드려서 최대한 조심조심 진행을 하였다.

 

 

 

 

 

 

공룡의 절경(絕景)에 흠뻑 취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산행속도는 시간당 1Km밖에 되지를 않는다.ㅜㅜ

그래도 공룡능선의 60%를 빠져 나왔고, 마지막 두개의 봉우리만 넘으면 한겨울 공룡능선 프로젝트의 성공이다.

 

 

 

 

 

 

그런데 이제는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마지막 두개의 봉우리는 장난이 아니었다. 정말로 죽겠더라.

 

 

 

 

 

 

넘어온 공룡능선을 되돌아보니 중청봉의 축구공 2개가 까마득하게 보이니 정말로 많이도 걸어왔다.

 

 

 

 

 

 

당초에는 오후 늦게부터 약간의 눈소식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오늘은 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별로 세지가 않아서 공룡을 만끽할 수가 있었다.

 

 

 

 

 

 

이윽고 산행시작 5시간만인 오후 12시반경에 공룡능선의 종착지인 마등령 삼거리에 어렵사리 도착을 하였다.

그런데 새벽에 희운각 대피소에서 점심도시락으로 준비한 누릉지가 팅팅 불어서 살짝 얼어 있다.

도리없이 약간의 반칙(?)을 감행하여 누릉지를 덥히고 스팸을 구어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외설악의 절경을 바라보면서 신선처럼 점심식사를 여유롭게 마치고 이제는 마등령에서 비선대로의 하산이다.

 

 

 

 

 

 

마등령에서 비선대로의 하산길 조망도 거의 예술이다.

 

저멀리 대청봉에서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을 풀어준다면 정말로 환상이지 싶은데 내가 죽기전에 될런지 모르겠다.

 

 

 

 

 

 

3년전에는 새벽의 어둠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올라왔던 마등령 오르막을 내려가는데 그 가파름이 엄청나다.

금강굴에서 능선으로 올려치는 구간에서는 정말로 어떻게 올라왔나 싶었다.

 

 

 

 

 

 

그리고 오후 4시반경에 비선대에 도착하여 한겨울 공룡능선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무리를 하였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죽기 전에 꼭 한번은 가보아야 한다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한겨울에 넘어 보았다.

 

설악은 언제나 최고(最高)이며, 공룡능선은 그 중의 백미(白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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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 1.첫째날, 오색-대청봉-희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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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산꾼들 사이에선 설악산 공룡능선이 초보산꾼과 중급산꾼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어 버렸다.

술자리에서 산(山) 이야기가 나오면 "너, 설악산 공룡능선 타봤어?"라는 질문이 항상 나온다.

이 질문에 "YES"라고 대답하면 산 좀 타는 놈이 되고, "NO"라고 대답하면 동네 뒷산이나 오르는 놈으로 취급을 받는다.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불현듯이 겨울 공룡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배낭을 짊어지고 설악산을 찾았다.

체력이 좋은 고수들은 무박으로 오색-대청봉-공룡능선-소공원 코스를 10시간 이내에 주파를 한다지만,

이 몸은 숏다리에 저질 체력이고, 더군다나 해(日)가 짧은 한겨울의 단독 산행이어서 안전하게 1박2일을 선택하였다.

 

 

 

 

 

 

설악산 공룡능선이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삼거리까지의 실제거리는 5.1Km밖에 되지를 않치만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첫째, 공룡능선까지 접근하는데 진이 다 빠진다. 무너미고개가 1,000미터 높이이고, 마등령삼거리는 1,200미터 높이에 있다.

둘째, 공룡의 비닐을 넘어가는 업다운이 장난이 아니다. 한마디로 6-7개의 자그마한 산을 넘는 것과 동일하다.

세째, 공룡능선에 한번 진입을 하면 탈출구가 없다. Go or Back 이라는 단 두가지 방법만이 존재한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알현(謁見) 일정을 1박2일로 계획하자 시간이 무척이나 널널해져서,

오랜만에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타고서 대청봉을 오르고 싶었으나, 폭설로 서북능선이 막혀있다.ㅜㅜ

오색코스는 대청봉을 최단 시간에 오르는 장점은 있으나, 꾸준한 오르막에 조망은 별로이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코스는 아니다.

 

 

 

 

 

 

한겨울의 단독 산행이라서 75L 비박배낭에 취사도구, 먹거리, 보온의류, 안전장비등을 잔뜩 넣었더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의 중간지점인 설악폭포에도 도착하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힘이 부친다.

그래도 미세먼지로 가득한 수도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설악산의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가 지친 나를 위로해 주었다.

 

 

 

 

 

 

오색코스는 남향이어서 1,100고지까지는 눈(雪)이 거의 없었으나, 설악폭포교를 지나자 눈(雪)들이 제법 보여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오늘은 하룻밤을 묵을 희운각 대피소까지만 가면 되는 여유있는 일정이라서 거의 모든 산객들을 추월시키면서 천천히 올랐다.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산중턱에서 한숨을 돌리며 남쪽을 바라보자, 태산준령들이 첩첩이 이어져 있다.

 

'아, 멋있다.' '아, 아름답다.'

 

 

 

 

 

 

대청봉 정상에 거의 가까워지자 눈도 제법 쌓여 있고 칼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온다.

 

 

 

 

 

 

저멀리 동해바다와 속초시내가 너무나도 깨끗하게 조망이 된다.

대청봉을 올라선 7-8번의 경험중 오늘이 제일로 시계(視界)가 맑지 싶다.

 

 

 

 

 

 

그런데 너~무도 춥다. 손도 얼고, 카메라도 얼고, 고추도 얼었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장갑을 벗었더니 금새 손가락의 감각이 없어진다.

사진이고 지랄이고 살기 위하여 잽싸게 중청대피소로 튀었다.

 

 

 

 

 

 

새벽 6시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더니만 배도 많이 고파서, 불짬뽕과 햇반 한개를 폭풍 흡입을 하였다.

최근에 마누라쟁이가 팔도 짜장면과 불짱뽕을 마트에서 사왔는데, 이 놈들 은근 맛있더라.

 

 

 

 

 

 

중청대피소에서 한시간 넘게 점심식사와 볼 일까지 여유있게 보고서는 희운각 대피소로 천천히 출발을 하였다.

 

'공룡아, 하루만 기다려다오. 내가 달려간다.'

 

 

 

 

 

 

끝청 갈림길에서 서북능선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폭설로 막혀있다.

꼬라지를 보아서는 내년 봄에 날씨가 풀릴때까지 통제가 될 듯 싶다.

 

 

 

 

 

 

중청에서 소청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북사면이라 눈이 장난이 아니게 쌓여 있었다.

중청에서 점심도 늦게 먹었고, 희운각을 일찍 가도 할 일이 없어서 천천히 설악산을 즐겼다.

 

 

 

 

 

 

비법정탐방로인 용아장성도 실컷 감상하고, 지난 6월에 자전거로 달렸던 동해안도 한참동안 추억해 보았다.

 

 

 

 

 

 

그리고 터벅터벅 걸어서 오늘의 목적지인 희운각 대피소에 4시반경에 도착을 하였다.

국립공원 대피소의 주말 예약은 언제나 만석이지만, 실제로는 항상 몇자리의 여유가 있다.

이 대목에서 일정이 변경되면 대피소가 간절한 뒷사람들을 위하여 확실한 예약취소 문화가 매우 아쉽다.

'No Show'나 '당일 취소'는 선량한 이용객을 위해서 조금더 강력한 패널티가 필요해 보인다.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중청대피소를 이용하듯이, 공룡능선을 알현하기 위해서는 희운각 대피소를 이용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Tip)이다.

왜냐하면 나처럼 저질체력의 소유자들은 공룡능선과 제일로 가까운 희운각 대피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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