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벚꽃이 만개하고 개나리가 한창인데 날씨가 왜 이리 추운지 모르겠다.
그래도 촌놈이 여의도 벚꽃을 보고 싶어서 용인 수지부터 국회옆 윤중로까지 자전거로 찾아가 보았다.
오전 9시반에 집을 출발하여 탄천과 한강자전거길을 따라서 여의도 국회옆까지 달린 후에,
잠깐 동안 벚꽃을 영접하고 이른 귀가를 위하여 왕십리역에서 오후 2시반 경에 라이딩을 종료하였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미세먼지는 거의 없었으나 기온이 7도 밖에 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바람이 매우 심하게 불어서 체감 온도는 휠씬 낮게 느껴진 하루였다.
그래도 자전거 페달을 쉬지 않고 구르며 달리니까 추운 것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가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탄천자전거길 야탑부터 수서 구간에서는 맞바람이 세차게 불어와서 고생을 하였다.
탄천자전거길 수서역 부근의 공중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볼 일을 보고서 한참 동안을 쉬었다.
내가 아주 어릴 적에는 공중화장실(당시 용어는 공중변소)도 사용료를 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즈음의 청결한 공중화장실을 보면 우리나라가 참으로 잘 살게 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오늘은 맞바람 때문에 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부까지 1시간40분의 저조한 기록으로 주파한 후,
한강자전거길에서는 마음을 깨끗하게 비우고 샤방샤방 라이딩으로 태세를 전환하였다.
매번 느끼는 생각이지만 흑석동 노량대교 아래를 달리는 구간에서는 상당히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다.
막상 오늘의 목적지인 여의도 국회옆 윤중로의 벚꽃 축제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
벚꽃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여서 사진만 몇 컷 찍고서는 도망치듯이 그 곳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옛날 여의도 근무시에 자주 찾았던 미원빌딩 2층의 구마산에서 추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이 집은 개인적으로 선정한 서울의 3대 추어탕집(다동 용금옥, 여의도 구마산, 신논현역 원주추어탕)중의 하나이다.
뱃속을 든든히 채우고서 분당선의 출발역인 왕십리역에서 집으로 점프를 하기 위해서
오전에 맞바람으로 고전했던 길을 뒷바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신나게 되돌아서 달렸다.
동작대교 부근에서는 앞으로 치고나가는 젊은 로드족을 잠시동안 따라가 보았으나,
장비와 체력등이 모두가 열세여서 잽싸게 포기를 하고서 다시 샤방 모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강의 다리들 중에서 자전거로 건너기가 제일 편리한 잠수교를 이용하여 북쪽으로 도강을 하였다.
이제는 70-80년대 어릴 적 추억들이 많이 서려있는 장소를 달리다 보니, 10년 전에 블로그를 처음 만들면서 기고했던 글이 문뜩 떠오른다.
오늘은 꽤나 추운 날씨였지만 개인적인 연례행사인 벚꽃라이딩을 즐겨보았다.
푸릇푸릇 하였던 젊은 시절에 윤중로의 밤 벚꽃 아래에서 동료들과 술판을 벌이던 기억들하며,
어릴 적 다녔던 학교들의 담벼락 옆을 달리면서 옛 추억에 푹~ 빠져 본 재미있는 라이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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