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은빛 억새가 물결치는 충남 오서산을 나홀로 올라 보았다.
오서산은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청라면, 청양군 화성면, 홍성군 광천읍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791m의 산이다.
예로부터 이 산에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살아서 까마귀(烏)의 보금자리(棲)라는 의미에서 산이름이 유래했단다.
오전 8시45분경에 보령시 청소면 성연주차장을 출발하여 성골, 시루봉을 경유하여 오서산 정상에 올랐다가,
능선길을 따라서 서해바다의 조망과 늦가을의 억새를 즐기면서 오서정이 있었던 데크전망대까지 걸은 후에,
정암사 방향으로 하산하여 오후 12시10분경에 상담주차장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오늘도 수원역에서 새벽 6시5분에 출발하는 장항선 첫 열차를 타고서 청소역에 아침 8시10분경에 내렸다.
청소역은 장항선 열차가 하루에 4번 밖에 정차하지 않는 조그마한 간이역이어서 옛날 정취가 물씬 풍겼다.
청소역에서 산행의 들머리인 성연주차장까지는 버스시간이 맞지를 않아서 택시를 이용하여 이동하였다.
성연주차장까지 5Km의 택시비용이 수원역에서 청소역까지 열차비용과 거의 엇비슷 하였다.ㅠㅠ
들머리인 성연주차장부터 성골을 거쳐서 오서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임도를 따라서 늦가을의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지더라.
네이버지도나 다음지도에 그려진 성연주차장 출발의 오서산 등산코스와는 다르게
실제는 임도를 따라 빙~둘러서 등산로 입구에 도달하오니 착오가 없으시길 바란다.
본격적인 등산로 입구에서 시루봉까지 700m만 된비알에 약간 빡센 구간이었고,
시루봉부터 오서산 정상까지 1.5Km는 평이한 구간이어서 사색하기가 매우 좋았다.
오서산 정상부에 다다르자 서서히 억새밭이 펼쳐지며, 날씨가 흐려서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저멀리 서해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여느 산의 정상처럼 오서산의 정상석 앞에도 사진에 목숨을 건 단체산객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인증을 위하여 정상석만 한 컷 찍고서는 오서정 방향의 능선길로 서둘러서 진행을 하였다.
능선길을 걷다가 정상부를 뒤돌아보자 아직도 인증샷을 남기려는 산객들로 바글거린다.
과거에 오서정이 있었다는 데크전망대에도 정암사 방향에서 올라오신 산객들로 복잡했으나,
허기가 몰려와서 데크 계단에 앉아서 서해바다와 억새를 내려다보며 간식으로 요기를 하였다.
이제는 서해바다 그리고 억새와는 작별을 고하고 정암사 방향으로의 하산이다.
그런데 오서정에서 정암사까지의 하산길에는 계단이 무지하게 많아서 조금 지루하더라.
정암사부터 상담주차장까지 1.5Km는 속도를 높여서 나름 일찍 내려왔지만 방금전에 버스가 출발을 하였다.ㅠㅠ
다음 버스는 6시간이나 기다려야 온다고 하길래 깨끗하게 포기를 하고 광천읍까지 4Km를 천천히 걸어서 내려갔다.
충남 오서산은 기차를 이용하여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능선에서 서해바다의 조망과 억새의 풍광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산세도 그다지 험하지를 않고 산높이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산행코스로 매우 훌륭해 보인다.
올가을이 가기 전에 배낭 하나 달랑 매고, 장항선 열차에 몸을 싣고서 충남 오서산의 은빛 억새에 흠뻑 빠져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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