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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05 단풍 절정에 내장산을 오르다 - 첫째날 8봉 일주
단풍이 절정이었던 지난 주말에 1박2일로 내장산을 찾아서 원없이 걷고 왔다.
첫째날에는 내장산의 8봉우리를 장군봉부터 서래봉까지 시계방향으로 일주를 하였으며,
둘째날에는 산꾼들의 단풍놀이 필수코스라는 내장사부터 백양사까지 종주 산행을 하였다.
금요일에 비소식이 있어서 새벽에 책상앞에서 미적거리다가 수원역에서 6시15분에 출발하는 첫 기차를 놓치고,
7시25분에 출발하는 두번째 기차를 탔더니만 점심식사후 들머리인 동구리에 도착하자 12시20분이 되었다.
지금은 내장산 단풍이 절정인 시기여서 전국 각지는 물론이요 중국인들까지 몰려와서 정말로 인산인해 였다.
설상가상으로 들머리에서 GPS를 켜고 스틱을 펴는데 하늘에서 세차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그리도 많이 틀리더만 오늘은 귀신같이 정확하다. 썩~을
내장산에는 임진왜란때 승병장이었던 희묵(希默)대사의 이야기가 곳곳에 많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내장사의 주지(住持)였던 희묵대사는 승병들을 이끌며 전주 경기전(慶基殿)과 사고(史庫)에 있던
태조 이성계의 영정과 조선왕조실록을 내장산 용굴로 옮겨서 1년 동안 이를 지켰던 인물이란다.
그래서 오늘의 첫번째 봉우리인 장군봉도 승병장 희묵대사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은 약한 빗줄기와 짙은 안개로 인하여 조망은 완전 꽝이 되었서,
내장산에서 낙옆을 실컷 밟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오롯이 즐겼다.
두번째 봉우리인 연자봉은 그다지 특색이 없어서 안내문이 없었더라면 그냥 지나쳤으리라.
이윽고 약간의 육수를 흘려서 3번째 봉우리이자 내장산의 최고봉인 신선봉에 올라섰다.
이 곳에서 잠시동안 정상욕을 즐기는데 찬바람이 불어오며 한기를 느껴 서둘러 이동을 하였다.
내장산의 봉우리들은 대략 1-2Km 정도씩 떨어져 있어서 마치 도장깨기를 하듯이 하나씩 격파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오늘의 네번째 봉우리인 까치봉에 도착하자 시계(視界)가 좋아지며 멀리까지 조망이 확~ 터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비가 그치자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도 더욱 세차게 불어와서,
자켓으로 갈아 입을까도 생각을 하였으나 이미 많이 흘린 땀 때문에 바람막이로 버텨보았다.
망해봉에 올라서서 오늘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자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많이도 걸었다.
저멀리 맨 왼쪽의 장군봉부터 연자봉, 신선봉, 까치봉, 연지봉까지 한 눈에 조망이 된다.
망해봉은 말굽 모양의 내장산 능선중에서 가장 끝부분에 해당하는 곳으로,
먹뱀이골과 내장사 계곡을 시원스럽게 내려다보는 훌륭한 조망처이다.
일곱번째 봉우리인 불출봉에 올라서자 용산저수지와 내장저수지가 발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멀리 정읍시내가 조망이 되는데,
이 봉우리에 안개나 구름이 끼면 그 해 가뭄이 계속된다는 전설이 있단다.
그리고 이제는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마지막 봉우리인 서래봉을 오르기 위하여,
서래삼거리에서 좁은 철계단을 올랐다가 다시금 엄청나게 내려치는데 정말로 욕이 나오더라.
서래봉에서는 내장산 봉우리들에 둘러쌓여 파묻혀 있는 내장사(內藏寺)가 정겹게 내려다 보였다.
오늘은 산행 시작(12시반)을 너무 늦게 하여서 서래봉 꼭대기에서 해넘이(17시반경)를 맞이 하고서,
여명에 의지하여 백련암을 거쳐서 일주문으로 하산하여 오후 6시15분경에 산행을 종료하였다.
내장산 8봉 일주는 산행 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체력 소모가 심해서 충분한 시간 배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암릉의 봉우리들을 하나씩 넘어가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는 재미는 죽여 주더라.
서래봉 꼭대기에서 조우한 해넘이는 내 평생 잊지 못 할 기억으로 자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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