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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2.06 천황사부터 도갑사까지 영암 월출산(月出山) 종주산행기
오늘은 전라남도 영암에 있는 월출산(月出山)을 천황사부터 도갑사까지 9.8Km의 산길을 걸어 보았다.
아침 7시경에 천황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하여 쉬엄쉬엄 걸어서 오후 2시반경에 도갑사에 도착을 하였다.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에 걸쳐 있는 해발 809m의 산으로
그 빼어난 암릉미 때문에 호남의 금강(金剛)이라 불리우는 산이다.
영암(靈巖)이라는 지명 자체가 '영묘한 바위'를 의미하니, 영암이 곧 월출산이고 월출산이 곧 영암인 것이다.
영암까지는 워~낙 거리가 멀어서 전날 저녁에 나주로 내려와서 영산포에서 홍어삼합으로 전야제를 즐긴 후에 입성을 하였다.
절기상 동지(冬至)가 가까워서 아침 7시에도 사방이 어둑어둑해서 헤드랜턴을 켜고서 월출산 산행을 시작한다.
천황사는 월출산 산행의 일반적인 들머리여서 상당한 규모의 사찰일 것이라 생각을 했었는데,
매우 조그마한 절로 지금도 지속적으로 중건(重建)중 이었다.
천황사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지 대략 1시간 만에 월출산의 중요한 웨이포인트인 구름다리를 만난다.
이때부터 하늘에서 싸리눈이 내리며 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오늘 산행의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이동하면서 사진을 편하게 찍기 위하여 손가락이 없는 장갑을 끼고 있다가,
잽싸게 두꺼운 장갑으로 교체하고 모자의 귀마개를 내리는 등 온갖 살 궁리를 하였다.
구름다리에서 사자봉쪽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의 가파름이 장난이 아니더라.
더군다나 매서운 바람까지 불어와서 찔금찔금 오금이 저려온다.
월출산의 바람은 정말로 변화무상(變化無常) 하였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칼바람 속에서 콧물을 질질 흘리면서 오르다가도,
고개만 살짝 넘으면 언제 그랬냐 처럼 너무나도 잠잠해진다.
月자로 시작하는 산들은 계단이 많은 공통점이 있는지, 월출산에도 계단이 무지하게 많더라.
천황봉을 향하여 힘들게 계단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자 황홀한 뷰가 펼쳐진다.
월출산의 정상인 천황봉은 반드시 통천문(通天門)을 통과해야만 알현(謁見)을 할 수가 있었다.
싸리눈과 칼바람을 뚫고서 드디어 산행시작 3시간 만에 월출산의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峯)에 도착을 하였다.
월출산 정상에 올라서자 영암시내가 성냥갑처럼 보이고, 영산강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맛에 산에 오르나 보다.'
이제는 월출산의 주능선을 따라서 구정봉까지의 진격이다.
천황봉에서 바라본 구정봉과 향로봉 방향의 뷰는 마치 수석전시장 같았다.
천황봉에서 하산길에는 살짝 상고대도 피어 있어서 겨울산행의 정취를 한껏 더해주었다.
월출산의 능선길을 걸으면서 앞을 바라보아도 절경(絕景)이요 뒤를 돌아보아도 비경(祕境)이다.
바람재에서 천황봉을 뒤돌아보자 이제는 꽤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욕을 즐기고 있었다.
금수굴을 경유하여 구정봉 꼭대기에도 올라 보았는데, 바람이 더 심하게 불어서 살기 위하여 얼른 내려왔다.
이 곳은 편평한 바닥에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아홉개의 웅덩이가 패어 있어서 구정봉(九井峰)이라 한단다.
구정봉과 향로봉을 지나면 월출산의 아름다운 뷰와는 작별을 하고 이제는 하산길에 접어든다.
정말로 춥고 배고파서 진행속도를 높였다.
도갑사 하산길에는 보물 제1395호인 도선수미비가 있었다.
도선국사은 통일신라말에서 고려초의 승려로 풍수지리의 시조(始祖)이며,
수미선사는 조선 전기의 승려로 선교(禪敎)를 부흥시키는데 힘썼다 한다.
도선국사가 창건하고 수미선사가 중건한 도갑사(道岬寺)는 여러 개의 국보과 보물을 가지고 있는 상당한 규모의 사찰이었다.
그리고 도갑사 일주문 앞에서 오후 2시반경에 스틱을 접고 GPS를 끄고서 오늘의 월출산 종주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동행한 nc형님의 말처럼 전라도의 바위들은 모두다 가져다 놓은 것 같은 월출산은 마치 수석전시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트리는 산이었다.
비록 수도권에서 오고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은 있지만, 걷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며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영암 월출산, 눈이 즐거워지는 남도(南道)의 명산(名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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