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침에 마누라쟁이가 신문을 보면서 영혼없는 목소리로 "여기는 않가?" 그런다.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군도 5개섬을 연계한 자전거 라이딩 코스인데 급 관심이 땡기더라.
중앙일보 기사 : [커버스토리] 5개 섬 한 바퀴, 신나는 두 바퀴
곧바로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군도의 자전거 라이딩 계획을 수립했다. 돈버는 일은 잘 못해도, 돈쓰는 짓은 누구보다 잘한다.
고군산군도 5개섬엔 아직 숙소가 변변하지가 않고, 도로사정도 많이 좋아져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라이딩으로 기획을 하였다.
수원역에서 새벽 6시5분에 출발하는 장항선 무궁화호 첫 열차를 타고서 군산역으로 점프를 하여서,
군산역부터 군산시내를 관통하여 새만금방조제가 시작하는 비응항까지 25Km 라이딩을 1구간으로,
오늘의 메인 자전거 루트인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군도 5개섬의 32Km 라이딩을 2구간으로,
선유도에서 군산여객선터미널까지 배편으로 이동 후에 시외버스터미널까지 11Km 라이딩을 3구간으로 나름 정하였다.
새벽 4시반에 집을 나서서 죽전역에서 5시10분에 출발하는 분당선 첫 열차를 타고서 수원역에 일찌감치 도착을 하였다.
나는 무궁화호가 자전거를 실을 수 있고, 운임이 매우 저렴하며, 무엇보다도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무척이나 좋아한다.
자전거를 5호칸과 카페열차 사이에 안전하게 거치하고서는, 잠도 자고 스마트폰도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1구간 : 군산역부터 비응항까지
군산역부터 새만금방조제가 시작하는 비응항까지 25Km 라이딩에는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2시간1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1구간은 군산시내 중심부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자전거길이 잘 구비되어 있어서 라이딩에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항구도시의 특성상 컨테이너등 대형 화물차량이 질주하여서, 도심의 통과구간에서는 반드시 인도로 서행을 추천하는 바이다.
군산역 광장에서 액션캠 설치등 요란한 라이딩 준비를 마치고서 서쪽으로 조금 달리자,
금강변에 시원스럽게 펼쳐진 자전거길과 저멀리 금강하구둑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금강하구둑은 2년전 금강자전거길 종주시의 골인지점이어서 감회가 무척이나 새로웠다.
새벽부터 시간이 빠듯하여서, 무궁화호 열차카페에서 아침식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영업을 하질 않는다.ㅠㅠ
도리없이 군산항 내항사거리에 열려있는 칼국수집엘 무작정 들어갔는데, 해물칼국수의 ROI가 상당히 괜찮았다.
시간의 여유가 있었으면 군산근대미술관과 역사박물관도 둘러보고 싶었으나 오늘은 가야할 길이 바빠서 패스...
군산시내 자전거길의 상태를 파악하시도록 동영상도 한번 투척해 본다.
2.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군도 5개섬
비응항을 출발하여 새만금방조제, 신시도, 고군산대교까지의 17Km는 정말로 판타스틱한 노면의 아우토반이었는데,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자전거길은 콘크리트 마을길인데, 노면이 좋지가 않아서 엉덩이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로드자전거로도 라이딩이 커다란 문제는 없었으나, 펑크의 걱정과 똥꼬의 고통 때문에 주행속도는 엄청나게 떨어지더라.
비응항옆의 새만금방조제 군산 시점(始點)이 오늘 2구간 라이딩의 출발점이다.
새만금방조제는 전북 군산시와 부안군을 연결하는 길이 33.9Km의 세계 최장 방조제란다.
이 곳을 올해에만 2번이나 자동차로 건너 보아서 그다지 낯설거나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푸른하늘과 파란바다를 바라보면서 곧게 뻗어 있는 새만금방조제 위를 자전거로 달리노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새만금방조제의 자전거길은 노폭도 매우 넓어서 뒷바람이 도와준다면 시속 50Km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워~낙 자전거길의 상태가 좋아서, 페달을 구른지 얼마 되지를 않았는데 고군산군도의 신시도에 도착을 하였다.
고군산군도는 군산시의 서남쪽 50Km 해상에 위치한 군도(群島)로 63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6개가 유인도란다.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서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지, 액션캠 어플의 녹화와 대기버튼을 착각하여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고군산대교의 도해(渡海)등 아름다운 경치의 녹화분은 모두 날라가고, 쓸데없는 동영상만 잔뜩 녹화가 되었다.ㅠㅠ
지난 7월5일에 고군산대교가 개통이 되어서 자동차로는 무녀도 초입까지만 자전거로는 5개섬 모두를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자전거길도 해안을 따라서 꼬불꼬불 이어진 콘크리트 마을길이다.
그런데 태풍에 쓸리고 파도에 닳았는지 노면의 상태는 영~ 말씀이 아니시다.
그래서 주행속도의 욕심은 깨끗이 버리고, 엉덩이의 안위(安危)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커다란 다리옆의 조그마한 다리를 통하여서 선유도로 건너갔다.
고군산군도의 중심섬인 선유도의 옛이름이 군산도(群山島)란다.
조선 세종때에 선유도에 있던 수군부대가 진포(現 군산)으로 옮겨가면서 지명(地名)도 가져가서,
기존의 군산도는 옛날 군산이라는 뜻으로 고군산(古群山)으로 불리게 되었단다.
'이 곳에 언제 다시 올까?' 싶어서 장자도와 대장도도 주륜간산(走輪看山)으로 대충 둘러 보았다.
여유있는 일정이었으면 대장도의 대장봉에 올라서 서해바다를 내려다보고 싶었는데 조금은 아쉽더라.
그리고 오후 3시경에 선유도의 식당촌에서 회덮밥으로 늦점심을 먹으며 고군산군도 5개섬 자전거 라이딩을 마무리 하였다.
3. 선유도 선착장부터 군산시외버스터미널까지
군산으로의 복귀는 선유도 선착장에서 배편을 이용하여 군산여객선터미널로 점프를 한 후에,
군산시외버스터미널까지 11Km를 야간라이딩을 하여서 저녁 7시반 시외버스로 귀경을 하였다.
선유도 선착장과 군산여객선터미널을 오고가는 여객선의 운항시간 및 예약등 자세한 사항은
'옥도페리'를 운영하는 한림해운 홈페이지(http://hanlim.haewoon.co.kr/)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트랙로그를 그리기 위한 GPS신호를 잡기 위하여 2층 갑판에 앉아서 해저무는 서해바다를 바라다 보노라니,
지난해 11월에 목포에서 배편을 이용하여서 제주도 자전거길을 한바퀴 돌았던 때가 많이 생각이 났다.
선유도에서 군산여객선터미널까지 1시간반이 소요된다고 인터넷에 안내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1시간40분이나 걸렸고,
여객선이 크지를 않아서 단체 라이더들은 사전 예약시에 자전거 승선 가능 여부를 반드시 문의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마빡에 불을 밝히고 저녁 7시반에 출발하는 성남행 마지막 시외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뭐 빠지게 달렸다.
지나가는 길에 그 유명한 '이성당'에 들러서 아이들을 위하여 빵을 사가려고 했었는데 뭔 사람이 그리도 많은지.ㅠㅠ
오늘은 하룻동안 기차, 자전거, 배, 버스를 타면서 정말로 다양하게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군도를 오롯이 즐겨보았다.
고군산군도 자전거 라이딩은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에는 외지(外地)의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지금이 최고의 적기(適期)로 보인다.
현재도 3륜차와 ATV가 무질서하게 활보하며 쓰레기가 곳곳에 보이는데, 좁은 섬에 외지의 자동차까지 들어가면 개판이 될까 심히 우려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존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망가지는데는 순식간이다. 내마음속의 섬인 제주도의 우도(牛島)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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