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국민비박지라고 불리우는 연인산 잣나무숲에서 난생처음으로 백패킹을 즐겨 보았다.
지난주에 첫직장 산악회의 부용산 산행에서 SB회장이 연인산 잣나무숲으로의 백패킹을 제안한다.
요사이는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약간 걱정이 앞섰으나,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 흔쾌하게 콜~을 하였다.
나는 첫째녀석이 어릴적부터 오토캠핑은 많이 즐겼으나, 백패킹은 체력좋은 고수들만의 영역이라 생각하고 거들떠보지 않았었다.
백패킹 배낭을 꾸리기 위하여 침낭, 메트리스, 텐트, 코펠, 버너등 장비들을 거실마루에 나열하자 부피와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오토캠핑용 장비들은 부피와 무게에 제약이 덜하지만, 백패킹은 순전히 내 몸둥아리로 지고가야 하기에 배낭무게가 부담이다.
5년전 지리산 종주시에 향후를 대비하여 구매했던 그레고리 75리터에 침낭과 텐트만 넣었는데도 배낭의 2/3가 꽉 찬다.ㅠㅠ
연인산은 4년전 늦여름에 백둔리를 출발하여 연인산과 명지산의 연계산행을 하고서 익근리로 하산하여,
연인산 오토캠핑장에서 하룻밤 솔로캠핑을 오붓하게 즐겼던 내게는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이다.
이번 산행에서는 백패킹에 경험이 있는 고수들이 많이 참석하여서, 나는 아무 생각없이 따라만 가기로 하였다.
오후 3시50분에 연인산 국수당주차장을 출발하여 우정고개로 오르는데 초반에는 아우토반이더만 후반에는 약간의 너덜길이더라.
올여름 들어서 가장 무더운 날씨인 35도의 기온속에서 장비로 가득찬 배낭에 1.8리터 소주 2팩을 더했더니 땀이 비오듯이 쏟아진다.
평소같으면 1시간이면 주파할 국수당주차장부터 우정고개(전패고개)까지 1.7Km의 거리를
살인적인 무더위와 엄청난 무게의 배낭과 사투를 벌이며 거의 2시간만에 올라섰다.ㅠㅠ
우정고개 너머의 잣나무숲속에 소형텐트 2동, 해먹 2개, 대형타프를 설치하니 근사한 야영지가 완성되었다.
잣나무가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고, 바로옆에는 시원한 계곡물도 흘러내려서 비박지로는 최상의 조건이다.
그리고 어렵사리 지고 올라간 돼지고기와 쭈구미를 안주삼아서 소주, 맥주, 보드카를 짬뽕하여 엄청나게 퍼먹었다.
잣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의 덕분인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분위기 때문인지 정말로 술이 덜 취하는 느낌이다.
이제는 나이먹고서 아웃도어 장비를 왠만하면 늘리지 않으려고 하는데, 해먹... 참으로 괜찮더라.
작년에 두타산과 청옥산의 무박산행에서 해먹에서 주무시는 산객이 엄청나게 부러웠었는데 하나 잡아 들여야겠다.
잣나무숲속이 너무도 시원해서 '하룻밤을 더 있을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부식이 모두 떨어져서 더워지기전인 오전 11시경에 철수를 하였다.
연인산 잣나무숲에서 난생처음으로 백패킹도 경험하고, 좋은 사람들과 힐링의 시간도 가져보았다.
배낭무게의 압박때문에 산행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백패킹의 묘한 매력을 느껴 보았다.
조만간에 집에서 가까운 광교산에서 한번 더 도전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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