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80건

  1. 2016.02.21 겨울의 끝자락에 천안 광덕산,망경산,설화산을 종주하다.
  2. 2016.01.31 한국의 마터호른이라는 양평 백운봉을 오르다. 4
  3. 2016.01.25 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을 제대로 경험하다. - 2.대피소부터 초암사까지
  4. 2016.01.24 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을 제대로 경험하다. - 1.죽령부터 대피소까지
  5. 2016.01.17 대학동문들과 함께한 태백산 산행기
  6. 2016.01.10 군포시 수리산의 4개 봉우리 환상(環狀) 종주기
  7. 2016.01.02 한겨울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 2.둘째날, 희운각-공룡능선-소공원 3
  8. 2016.01.01 한겨울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 1.첫째날, 오색-대청봉-희운각

겨울의 끝자락에 천안 광덕산,망경산,설화산을 종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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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천안의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을 혼자서 종주하여 보았다.

 

당초에는 떠나보내는 겨울과 눈꽃이 아쉬워서 영동의 민주지산을 오르고 싶었으나,

설연휴 직후에 걸린 감기 몸살에 컨디션이 좋지가 못하여서, 라이트한 천안의 광덕산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오전 8시10분에 광덕사를 출발하여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을 경유하여 오후 4시20분경에 외암리 윗산막골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대략 8시간10분동안 17Km의 산길에서 걷고, 사진찍고, 밥먹고, 휴식하면서 천안 광덕산을 흠뻑 즐겨 보았다.

 

 

 

 

 

 

감기는 "약 먹으면 일주일 걸리고, 약 않먹으면 7일이 걸린다"던데, 이번 감기는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도통 낫지를 않는다.

구정과 감기 때문에 2주일을 꼼짝하지 않았더니만, 몸이 근질근질해서 무조건 장항선 첫기차에 몸을 실었다.

 

 

 

 

 

 

천안역에 오전 7시가 조금 못되어 도착을 하여서, '김밥천국'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후에 광덕사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주말이라서 버스가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천안역에서 광덕사로 향하는 버스(600번,601번,603번)는 많이 있는 모양이다.

 

 

 

 

 

 

오늘은 아침 일찍이 산행을 시작한지라 시간이 널널하여서 광덕사도 천천히 둘러보았다.

 

 

 

 

 

3주만에 산행을 나서서인지 아니면 감기때문에 컨디션이 좋지가 않아서 인지는 몰라도

광덕산은 높이(699m)가 그리 높지가 않아서 쉬울거라 예상을 했었는데 오르막이 만만하지가 않더라.

 

 

 

 

 

 

설상가상으로 산중턱부터 아랫배가 살살 아파와서 정신이 혼미해지며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은폐 엄폐를 할 마땅한 장소가 보이질 않고, 등산객도 꾸준히 올라와서 도무지 틈이 없다.

악전고투끝에 광덕산 정상에 올라선 후, 한적한 종곡리 방향의 바위뒤에 지뢰를 매설하니 그제서야 살 것 같다.

 

 

 

 

 

 

광덕산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아산과 예산방향의 뷰가 시원스레 펼쳐저 있었다.

 

 

 

 

 

 

이제는 능선길을 따라서 망경산을 오른 후에 외암리로 하산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광덕산 정상만을 찍고서 하산을 하는지, 망경산으로의 능선길은 한적하기 그지 없다.

광덕산 안내문에는 '장군바위'가 나름 멋있다고 하더만, 내가 보기에는 그닥 이었다.

 

 

 

 

 

 

망경산에서는 가스때문에 깨끗하지는 않았으나, 북쪽으로 천안과 아산방향의 뷰가 좋았다.

그런데 두 무리의 산객들이 거하게 식사와 술판을 벌이고 있어서, 서둘러서 망경산삼거리로 되돌아 나왔다.

 

 

 

 

 

 

임도옆의 정자에서 혼자 여유롭게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등산객 두분이 합석을 하였다.

그 분들과 산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설화산이 좋다며 꼭 올라가 보고 가란다.

 

 

 

 

 

 

컨디션은 않좋았으나 설화산이 급구미가 당겨서 기차표를 반환하고, 늦은 시간의 새로운 기차표를 끊었다.

LTE가 빵빵하게 터지는 산위에서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를 끊는 참으로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

 

 

 

 

 

그런데 오후 2시가 넘어서자 찬바람도 강하게 불어오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설화산을 오르는데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전형적인 육산인 광덕산과 망경산과는 달리, 설화산은 바위산이어서 확실히 빼어난 암릉미는 있었다.

 

 

 

 

 

 

설화산 정상에서 광덕산과 망경산을 바라보니 오늘도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우라지게 걸었다.

 

 

 

 

 

 

설화산 내리막에서는 애가 약간 탈진하여 어렵사리 하산하여, 외암리 윗산막골 느티나무아래에서 GPS를 끄고 오늘 산행을 종료했다.

 

 

 

 

 

 

외암리에서 온양온천 시내로 나오는 버스도 30분마다 1대씩 있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온양온천의 대중탕을 검색하여, 'W호텔'대중탕에서 몸을 담그니 산행의 피로가 사르르 풀리는 기분이다.

온양온천도 관광지여서 그런지, 식욕이 당기는 음식들은 죄다 2인분이 되어야 팔겠단다. 썩~을

그래서 할 수 없이 치킨집에 들어가서 치맥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했더니, 머리는 알딸딸하고 눈꺼풀은 천근만근이다.

 

 

 

 

 

 

천안의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은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도 좋고, 산의 높이(699m)와 산행거리도 적당하고,

온양온천에서 산행의 피로도 풀며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가 있는 괜찮은 당일산행 솔루션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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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터호른이라는 양평 백운봉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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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첫직장 산악회를 따라서 한국의 마터호른이라는 양평 백운봉을 올라 보았다.

 

양평 백운봉은 양평군 양평읍과 옥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940m의 암봉(巖峰)으로

용문산의 남쪽 능선으로 연결된 봉우리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란다.

 

 

 

 

 

 

오전 9시반경에 양평중학교옆의 능선으로 올라서서 용문산 자연휴양림과 백년약수터를 경유하여 백운봉 정상에 올랐다가,

구름재에서 좌틀하여 사나사계곡을 따라서 하산하여 사나사 입구에서 오후 3시45분경에 GPS를 끄고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오늘은 단체산행의 맨후미를 유지하며, 대략 6시간15분동안 10.5Km가량을 양평 백운봉에서 놀멍쉬멍 걸었다.

 

 

 

 

 

 

보통들은 양평역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로 세수골로 이동하여 백운봉 산행을 시작하지만,

오늘은 양평역부터 걷노라니 용문산 자연휴양림까지의 접근에만 3Km가 훌쩍 넘는다.

 

 

 

 

 

 

지난주에 소백산의 한파와 칼바람속에서 체득한 예방주사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오늘은 그냥 날씨가 따뜻해서 인지? 

백운봉을 오르는 세수골 개울은 아직도 꽁꽁 얼어 있었지만, 조금 걷자 무지하게 더워서 모자와 버프를 벗어 버렸다.

 

 

 

 

 

 

산꾼들에게 비박터로 유명한 헬기장에서 점심식사후에 약간의 육수를 더 흘리고선 백운봉 정상에 올라섰다.

 

 

 

 

 

 

백운봉 정상에서는 양평시내와 굽이굽이 흘러가는 남한강을 조망하며,

여유롭게 단체사진도 찍으면서 한참 동안을 쉬었다.

 

 

 

 

 

 

백운봉을 내려서며 저멀리 용문산 정상을 바라 보노라니, 2012년에 백운봉부터 용문산 가섭봉까지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양평 백운봉부터 용문산 가섭봉까지 종주산행기

 

 

 

 

 

 

그리고 조금은 아쉬웠지만 구름재에서 좌틀하여 사나사계곡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사나사계곡은 호젓하여서 한여름이 좋다던데 언제 한번 가족들과 다시 찾아와야겠다.

 

 

 

 

 

 

고려 태조때에 세워졌다는 고찰인 사나사(舍那寺)를 버스시간에 마음이 바빠서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둘러보았다.

 

 

 

 

 

 

그리고 양평읍내의 장터에 위치한 '몽실식당'으로 이동하여 돼지고기로 산행뒷풀이를 하였다.

내가 왠만해서는 먹방 사진을 잘 올리지 않는데, 이 집 돼지고기 괜찮더라.

 

 

 

 

 

 

오늘도 양평 백운봉에서 좋은 사람들과 맑은 공기라는 보약을 한사발 먹고 돌아왔다.

지난주에는 그리도 춥더니만, 이제 산(山)에는 봄(春)이 훌쩍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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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을 제대로 경험하다. - 2.대피소부터 초암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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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산행의 둘째날에는 제2연화봉 대피소를 출발하여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을 경유하여 초암사 방향으로 하산하여 배점주차장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아침 7시반부터 오후 3시반까지 대략 8시간 동안 20Km의 소백산 능선길에서 초강력 한파와 엄청난 칼바람과 마주하여 악전고투를 하였다.

 

 

 

 

 

 

지난밤에 풍기와 영주방향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하여 대피소앞 데크에 나갔었는데,

셔터를 누르기 위하여 장갑을 잠깐 벗자, 추위와 바람에 곧바로 손가락의 감각이 없어진다.

일요일보다는 덜 추울거라는 일기예보로 애써 자위를 해보지만, 오늘 산행이 심히 걱정된다.

 

 

 

 

 

 

당초에는 일찍 산행을 끝내기 위하여, 7시에 제2연화봉 대피소를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강추위와 칼바람 때문에 30분을 늦추어서 오전 7시반에 둘째날 산행을 시작하였다.

 

 

 

 

 

 

나름 살아 보겠다고 얼굴은 버프로 가리고, 장갑 2컬레와 양말 2컬레로 중무장을 하였지만,

외부에 노출된 눈 주위는 쓰려오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끝부터 시리면서 아파온다.

설상가상으로 입김이 안경에 그대로 얼어 붙어서 시야가 너무나 좋치가 않다.ㅜㅜ

 

 

 

 

 

 

해가 올라오면 기온이 높아져서 따뜻해 질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서 소백산 능선길을 뚜벅뚜벅 걸었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장갑을 벗는 것도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오늘은 노출이고 나발이고 모두 'P모드' 이다.

 

 

 

 

 

 

그나마 소백산 능선길의 장쾌한 뷰가 강추위와 칼바람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소백산은 지난해 5월에 천동에서 죽령까지 걸었었는데, 그때는 날씨가 않좋아서 무척이나 아쉬웠었다.

안개속에서 걸어본 소백산 산행기

 

 

 

 

 

 

오늘 소백산은 -15도의 기온에 초속 4-5m의 북서풍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25도는 족히 되어 보인다.

배낭 포켓에 넣은 식수들은 모두 얼어 버렸고, 카메라, 아이폰, 애플위치도 비로봉에선 완전히 동태가 되어서 돌아가셨다.

배터리 잔량이 3/4 이었던 카메라도, 94%였던 아이폰도, 60%였던 애플워치도 소백산의 강추위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할 수 없이 넉살이 좋은 nc형님이 DSLR을 든 등산객에게 부탁을 하여서 비로봉의 인증샷은 어렵사리 건졌다.ㅜㅜ

이 포스팅을 빌어서 비로봉 정상에서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전송해주신 산객께 다시금 감사드린다.

 

 

 

 

 

 

비로봉 정상에서의 칼바람은 너무나 혹독하여서, 내 평생 경험한 최강의 추위이지 싶었다.

더군다나 카메라, 아이폰, 애플워치가 올스톱이 되자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멘붕이 왔다.

나중에 하산하여 확인을 하였지만, 그나마 GPS로거가 버텨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비로봉 정상부에서 어찌나 개고생을 하였는지, 그 곳을 벗어나자 날씨가 덥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비로봉과 국망봉사이의 능선길에서 칼바람에 누더기가 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면서 어렵사리 똑딱이는 다시 살렸다.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목표인 소백산 국망봉 정상을 정오경에 찍었다.

 

 

 

 

 

 

이제는 초암사 방향으로의 하산이다.

그런데 초암사까지 4.1km에 또 배점주차장까지 3.4Km로 내려갈 거리가 만만하지가 않다.

 

 

 

 

 

 

배점주차장에서 16시40분에 영주로 출발하는 시내버스 시간까지는 그래도 여유가 있어서,

돼지바위 아래의 석륜암터에서 라면과 햇반으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하산속도를 조금 높여서 오후 2시반경에 초암사에서 아이젠과 스패치를 벗고서 소백산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소백산 자락길 안내센터 직원분들의 배려로 영주터미널까지 편하게 나와서 귀가를 하면서 스마트폰을 검색하자,

우리가 하산한 직후부터는 한파경보 때문에 소백산을 포함하여 전국의 모든 국립공원의 입산이 통제란다. 헐~

 

초강력 한파속에서 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을 제대로 맞으며, 내 평생 잊지 못 할 추억을 또 하나 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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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을 제대로 경험하다. - 1.죽령부터 대피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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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는 초강력 한파속에서 소백산을 죽령부터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을 경유하여 배점주차장까지 1박2일로 걸어 보았다.

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은 워~낙 유명하여서 익히 알고 있었으나, 한파속에서 실제로 경험을 해보니 상상을 초월하였다.

정말로 얼어서 뒤지는 줄 알았다.

 

 

 

 

 

 

지난해 12월16일에 소백산 제2연화봉의 KT중계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서 최신식 대피소를 오픈하였다.

미리 다녀온 선답자의 포스팅을 접하고선, 그 럭셔리한 시설에 급 호기심이 발동되어서,

연초에 nc형님과 신년모임에서 1월 네째주말에 소백산을 종주하기로 의기투합을 하였다.

 

 

 

 

 

 

소백산 제2연화봉 대피소의 인기는 엄청나서, 토요일 예약은 거의 불가능하였다.ㅜㅜ

그래서 산행일정을 금요일-토요일로 변경하고, 금요일밤 독립형 침상 2자리를 예약하였다.

 

 

 

 

 

 

단양에서 죽령으로 올라가는 시내버스는 하루에 4차례 밖에 없기 때문에, 12시55분에 출발하는 버스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성남에서 제천으로 점프를 하였다가 다시 단양으로 재점프를 하여서, 여유롭게 점심식사후에 죽령가는 버스에 올라 탔다.

 

 

 

 

 

 

단양터미널을 출발한 시내버스는 대략 1시간 가량을 달려서 우리들을 죽령휴계소에 내려주었다.

죽령부터 대피소가 위치한 제2연화봉까지는 5km 남짓의 임도이기 때문에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더군다나 죽령의 해발이 689m이어서, 산행보다는 둘레길같은 첫째날 일정이다.

 

 

 

 

 

 

그래도 임도에는 지난주에 내린 눈이 제법 쌓여 있어서 처음부터 안전하게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지난해 12월에 천태산 산행부터 좋치가 않았던 왼쪽 종아리의 근육통이 초반부터 신호가 온다. 헐~

 

 

 

 

 

 

시계가 맑지는 않았지만 남쪽 풍기와 영주방향의 뷰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중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오지(奧地)였던 영주와 안동이 정말로 용이 되었다.

 

 

 

 

 

 

이윽고 산행시작 2시간만인 오후 4시경에 제2연화봉 대피소 아래에 도착을 하였다.

첫째날에도 날씨는 조금 추웠지만, 둘째날의 악몽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일 걸어서 가야 할 소백산 천문대, 연화봉, 비로봉이 한 눈에 조망이 된다.

 

'그래, 기다려라. 이 몸이 내일 알현하러 가마.'

 

 

 

 

 

 

 

제2연화봉 대피소의 시설은 내가 지금까지 다녀본 대피소중 최고로 럭셔리하였다.

독립형 침상에 높은 층고, 실내에 위치한 수세식 화장실, 따뜻한 실내온도... 정말로 7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그런데 실내가 너무나 건조하였고, 취사장이 외부에 조금 작게 만들어진게 옥에 티였다.

 

 

 

 

 

 

nc형님과 대피소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삼겹살과 김치찌개로 소백산의 만찬을 즐겼는데

전날밤에 옛날 직장동료들과의 신년모임에서 완전히 떡이 되어서 술은 들어가지 않더라.

 

 

 

 

 

 

소백산 산행의 첫째날에는 죽령부터 제2연화봉 대피소까지 5km만 가뿐하게 걸어 보았다.

하기야 이때까지는 둘째날에 무슨일이 벌어질지 전상상을 하지 못한 채 소백산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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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문들과 함께한 태백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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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대학동문 산악회를 따라서 태백산엘 다녀왔다.

 

태백산은 경상북도 봉화군과 강원도 영월군, 태백시의 경계에 위치한 우리민족의 영산(靈山)이다.

또한 산세가 완만하고 설경이 아름다워서 덕유산,소백산과 함께 겨울산행지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오전 11시20분경에 유일사 매표소를 출발하여 장군봉과 천제단을 경유하여 오후 5시경에 당골주차장에서 산행을 종료하였다.

태백산에서 대학동문들과 대략 11.5Km를 5시간40분 동안 놀멍쉬멍하면서 걸은 것으로 GPS트랙로그에 기록이 되었다.

 

 

 

 

 

 

지난해말 대학동기들의 송년 소모임에서 동문산악회를 따라서 태백산을 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용한 산행을 즐기는 편이라 별로 내키지는 않았으나 순식간에 결정이 되었다.

하기야 그 자리에서 "NO"라고 말 할 분위기도 아니어서, 얼떨결에 동참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겨울 태백산은 2년전인 2014년 2월에 오늘 산행의 맴버 2명과 함께 했던 바로 그 산이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태백산(太白山)을 알현하다.

 

 

 

 

 

 

지난 년말에 회비를 송금하고는 잊고 지내다가, 새롭게 가입한 동문산악회 밴드에 들어가보니 난리가 났더라.

태백산 산행의 흥행이 대박나서 2호차까지 운영하는 거의 7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가 되어 있었다.

않그래도 복잡하기로 유명한 겨울 태백산엘 우리팀까지 더하면 제대로 걸을 수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동문 밴드활동에 매우 적극적인 '원신'이란 친구는 우리조의 준비물을 할당하며 아주 신이 났더라.

꼴랑 태백산 당일산행을 가는데 워~낙 세밀하게 뿜빠이를 하여서 히말라야에 가는 줄 알았다.

 

나는 대학친구들과의 산행에서는 항상 그랬듯이 장비를 담당하였다.

혹시 몰라서 비박배낭에 가솔린버너, 가스버너, 코펠, 식수 2L, 선지해장국까지 넣으니 엄청 묵직하다.

 

 

 

 

 

 

우리조에는 산행 경험이 많치가 않은 여자동기들도 있어서 날씨가 춥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기온도 그다지 낮지가 않았고, 태백산의 칼바람도 잔잔하여서 편안하게 산행을 하였다.

 

 

 

 

 

 

처음부터 예상은 했었으나 태백산에는 전국에서 눈꽃산행을 즐기러 온 산객들로 정말로 인산인해였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장군봉에 오르는 내내 앞사람의 엉덩이만 처다보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ㅠㅠ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 군락지 부근에서 준비해간 음식으로 성대한 점심식사를 하였다.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질 않아서, 눈덮인 주목의 아름다운 풍광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래서 점심식사후에는 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산행모드에서 유람모드로 전환하여 세월아 네월아 걸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샘물이라는 용정(龍井)에서 물도 한모금 먹어 주고,

단종의 넋을 기리기 위한 단종비각과 망경사의 대웅전과 탑들도 기웃거려 보았다.

 

 

 

 

 

 

힘들어하는 여자동기의 보조를 맞추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산을 하다가 갑자기 작은 볼 일이 급해졌다.

등산객이 적은 조용한 산 같으면 사주경계 후에 잠깐 실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곳 태백산은 워낙 산객이 많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산행속도를 높여서 후다닥 내려왔다. '아, 살 것 같다'

 

 

 

 

 

 

워낙 늦게 출발하였고, 오르막에서 정체도 심했고, 사진을 찍으면서 유람모드로 걸었더니,

당골매표소에 가까워지자 벌써 하늘이 어둑어둑해진다.

 

 

 

 

 

 

오늘은 처음으로 대학동문 산악회에 참석하여 여러 선후배님들과 태백산을 함께 걸어 보았다.

비록 눈꽃이 거의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좋은 사람들과 맑은 공기속에서 하루를 보낸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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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수리산의 4개 봉우리 환상(環狀) 종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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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군포시와 안양시의 경계에 위치한 수리산의 4개 봉우리(수암봉, 슬기봉, 태을봉, 관모봉)를 환상(環狀)으로 종주를 하였다.

 

 

  

 

 

 

새벽 6시5분에 안양 병목안시민공원을 출발하여 반시계방향으로 수암봉->슬기봉->태을봉->관모봉을 경유하여

오전 10시48분에 다시 원점인 병목안시민공원으로 회귀하여 수리산 산행을 종료하였다.

 

 

 

 

 

 

토요일 저녁에 조금 일찍 10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더니만, 나도 이제는 나이를 먹었는지 새벽 3시에 눈이 떠졌다.

PC앞에서 1시간 가량 뭉기적거리다가, 32L 작은배낭에 식수와 간식거리만 집어 넣고서 차의 시동을 걸었다.

오늘은 오전중으로 산행의 종료가 예상되어서, 수지 솔밭해장국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선 안양 병목안시민공원으로 내달렸다.

 

 

 

 

 

 

병목안시민공원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서 볼 일까지 보았는데도 새벽 6시가 조금 못 되었다. 헐~

차속에서 멍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답답하여서, 초행길이지만 헤드랜턴을 켜고서 산행을 시작했다.

날이 흐려서인지 수암봉 정상에 거의 도착을 하였는데도 사방이 어둑어둑해서 거의 야등 분위기다.

 

 

 

 

 

 

병목안시민공원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20분만인 7시26분에 수암봉(395m) 정상에 도착을 하였다.

외곽순환고속도로의 자동차 불빛만 움직이고, 아직은 도시가 휴일잠에서 깨어나질 않아 보인다.

 

 

 

 

 

 

수암봉 정상 주변에는 비박 등산객들의 텐트가 몇 동이 보였는데,

내가 사진을 찍느라고 데크위를 돌아다니자 슬그머니 일어나신다. 죄송^^

 

 

 

 

  

 

오늘은 다행히 날씨도 그리 춥지가 않았고, 등산로에는 눈(雪)도 하나 없어서 늦가을의 정취가 난다.

 

 

 

 

 

 

군부대가 위치한 슬기봉에 가까워지자, 시설들을 우회하도록 데크길이 예쁘게 만들어져 있었다.

 

 

 

 

 

 

슬기봉아래의 테크길에서 북쪽을 조망하자 수암봉에서 제법 걸어왔다.

그러나 수리산의 최고봉인 태을봉까지는 또 한참을 걸어가야 된다.

 

 

 

 

 

 

수암봉에서 1시간 가량을 걸어서 오전 8시34분에 슬기봉(451m) 정상에 도착을 하였다.

슬기봉의 진짜 정상은 군부대가 장악하고 있어서, 근처의 다른 봉우리에 안내판만 세워져 있다.

예전에는 초라하지만 작은 정상석이 있었는데, 오늘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찾지를 못했다.

 

 

 

 

 

 

능선길에서 밧줄바위와 칼바위을 넘고서 된비알 구간을 거쳐서 드디어 수리산의 최정상인 태을봉(489m)에 올랐다.

 

 

 

 

 

 

슬기봉에서 태을봉 구간도 대충 1시간은 걸려서 오전 9시39분에 도착을 하였다.

이곳에서 준비해간 간식으로 당(糖)을 보충하면서 한참을 쉬었다.

 

 

 

 

 

 

태을봉에서 관모봉까지는 거리가 얼마 되지를 않아서 금세 도착을 하였다.

수리산의 4개 봉우리중 유일하게 태극기가 펄럭이는 관모봉(426m)에는 단체산객들이 많아서 사진만 몇컷 찍고서는 서둘러 내려왔다.

 

 

 

 

 

 

관모봉에서 병목안시민공원으로의 하산길은 두가지의 길(능선길, 계곡길)이 있는데,

조금은 우회를 하더라도 능선길의 조망이 좋아서 능선길로 내려왔다.

 

 

 

 

 

 

시간이 10시가 넘어서자 이제서야 햇살이 비추며 뷰가 터지기 시작한다. 썩~을

 

 

 

 

 

 

수리산의 4개 봉우리(수암봉, 슬기봉, 태을봉, 관모봉)의 환상(環狀) 종주는 접근성도 좋고,

산행거리(약10Km)와 산행시간(5시간)도 적당하여, 반나절 트래킹 코스로는 훌륭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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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 2.둘째날, 희운각-공룡능선-소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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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산행의 둘째날에는 희운각을 출발하여 공룡능선을 넘어서 소공원까지 8시간반 가량 걸어 보았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새벽 5시반에 기상을 하여서, 햇반과 김치찌개로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먹어 두었다.

당초에는 7시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어둠과 추위때문에 30분을 늦추어서 7시반에 희운각을 출발하였다.

 

 

 

 

 

 

추운 날씨에서는 전자기기들의 배터리 소모가 더욱 심해져서, GPS로거의 배터리가 공룡능선의 중간에서 돌아가셨다.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해서야 이 사실을 인지하고 배터리를 교체하였으나, 공룡능선 후반부의 트랙로그는 죽~ 직선이다.ㅜㅜ

 

 

 

 

 

 

'힘들지만 공룡능선을 탈까? 아니면 편하게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갈까?'

 

산꾼들은 항상 이곳 무너미고개의 이정표에서 엄청난 고뇌를 한다.

오늘은 과감하게 공룡능선으로 열고이다.

 

 

 

 

 

 

공룡능선의 첫번째 봉우리를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자 눈덮힌 대청, 중청, 소청의 모습이 장관이다.

 

그런데 로프구간을 오르다가 왼쪽 종아리의 근육이 뜨끔한다. '어, 이러면 곤란한데...'

안전을 위하여 되돌아 갈까도 잠시동안 고민하였으나, 겨울 공룡을 마주할 절호의 기회이어서 전진을 선택했다.

 

 

 

 

 

 

공룡능선은 영동과 영서를 경계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에 위치하여, 외설악 방향으로는 동해바다와 천불동계곡을 내려다보며,

내설악 방향으로는 용아장성과 서북능선을 바라다보며, 기암괴석의 사이를 넘어가는 국립공원 제1경인 환상적인 능선길이다.

 

 

 

 

 

 

공룡능선을 훤하게 꽤고 있는 고수들은 어느 봉우리가 천화대이고, 어느 봉우리가 1275봉인지 잘 알겠지만,

나는 그저 비경(祕境)에 취해서 '와, 와'하며 감탄사만 연발하면서 공룡능선을 통과하였다.

 

 

 

 

 

 

공룡능선을 걷고 있노라니 마치 신선(神仙)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속세(俗世)에서의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모두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3년전인 2012년 가을에 선후배와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 방향으로 공룡을 넘었었는데,

오늘은 한겨울에 반대 방향으로 걷노라니, 공룡은 지난번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설악산 공룡능선을 오르다.

 

 

 

 

 

 

오늘의 최대 난코스인 빙벽 오르막 구간에서는 납작 업드려서 최대한 조심조심 진행을 하였다.

 

 

 

 

 

 

공룡의 절경(絕景)에 흠뻑 취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산행속도는 시간당 1Km밖에 되지를 않는다.ㅜㅜ

그래도 공룡능선의 60%를 빠져 나왔고, 마지막 두개의 봉우리만 넘으면 한겨울 공룡능선 프로젝트의 성공이다.

 

 

 

 

 

 

그런데 이제는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마지막 두개의 봉우리는 장난이 아니었다. 정말로 죽겠더라.

 

 

 

 

 

 

넘어온 공룡능선을 되돌아보니 중청봉의 축구공 2개가 까마득하게 보이니 정말로 많이도 걸어왔다.

 

 

 

 

 

 

당초에는 오후 늦게부터 약간의 눈소식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오늘은 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별로 세지가 않아서 공룡을 만끽할 수가 있었다.

 

 

 

 

 

 

이윽고 산행시작 5시간만인 오후 12시반경에 공룡능선의 종착지인 마등령 삼거리에 어렵사리 도착을 하였다.

그런데 새벽에 희운각 대피소에서 점심도시락으로 준비한 누릉지가 팅팅 불어서 살짝 얼어 있다.

도리없이 약간의 반칙(?)을 감행하여 누릉지를 덥히고 스팸을 구어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외설악의 절경을 바라보면서 신선처럼 점심식사를 여유롭게 마치고 이제는 마등령에서 비선대로의 하산이다.

 

 

 

 

 

 

마등령에서 비선대로의 하산길 조망도 거의 예술이다.

 

저멀리 대청봉에서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을 풀어준다면 정말로 환상이지 싶은데 내가 죽기전에 될런지 모르겠다.

 

 

 

 

 

 

3년전에는 새벽의 어둠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올라왔던 마등령 오르막을 내려가는데 그 가파름이 엄청나다.

금강굴에서 능선으로 올려치는 구간에서는 정말로 어떻게 올라왔나 싶었다.

 

 

 

 

 

 

그리고 오후 4시반경에 비선대에 도착하여 한겨울 공룡능선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무리를 하였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죽기 전에 꼭 한번은 가보아야 한다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한겨울에 넘어 보았다.

 

설악은 언제나 최고(最高)이며, 공룡능선은 그 중의 백미(白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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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 1.첫째날, 오색-대청봉-희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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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산꾼들 사이에선 설악산 공룡능선이 초보산꾼과 중급산꾼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어 버렸다.

술자리에서 산(山) 이야기가 나오면 "너, 설악산 공룡능선 타봤어?"라는 질문이 항상 나온다.

이 질문에 "YES"라고 대답하면 산 좀 타는 놈이 되고, "NO"라고 대답하면 동네 뒷산이나 오르는 놈으로 취급을 받는다.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불현듯이 겨울 공룡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배낭을 짊어지고 설악산을 찾았다.

체력이 좋은 고수들은 무박으로 오색-대청봉-공룡능선-소공원 코스를 10시간 이내에 주파를 한다지만,

이 몸은 숏다리에 저질 체력이고, 더군다나 해(日)가 짧은 한겨울의 단독 산행이어서 안전하게 1박2일을 선택하였다.

 

 

 

 

 

 

설악산 공룡능선이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삼거리까지의 실제거리는 5.1Km밖에 되지를 않치만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첫째, 공룡능선까지 접근하는데 진이 다 빠진다. 무너미고개가 1,000미터 높이이고, 마등령삼거리는 1,200미터 높이에 있다.

둘째, 공룡의 비닐을 넘어가는 업다운이 장난이 아니다. 한마디로 6-7개의 자그마한 산을 넘는 것과 동일하다.

세째, 공룡능선에 한번 진입을 하면 탈출구가 없다. Go or Back 이라는 단 두가지 방법만이 존재한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알현(謁見) 일정을 1박2일로 계획하자 시간이 무척이나 널널해져서,

오랜만에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타고서 대청봉을 오르고 싶었으나, 폭설로 서북능선이 막혀있다.ㅜㅜ

오색코스는 대청봉을 최단 시간에 오르는 장점은 있으나, 꾸준한 오르막에 조망은 별로이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코스는 아니다.

 

 

 

 

 

 

한겨울의 단독 산행이라서 75L 비박배낭에 취사도구, 먹거리, 보온의류, 안전장비등을 잔뜩 넣었더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의 중간지점인 설악폭포에도 도착하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힘이 부친다.

그래도 미세먼지로 가득한 수도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설악산의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가 지친 나를 위로해 주었다.

 

 

 

 

 

 

오색코스는 남향이어서 1,100고지까지는 눈(雪)이 거의 없었으나, 설악폭포교를 지나자 눈(雪)들이 제법 보여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오늘은 하룻밤을 묵을 희운각 대피소까지만 가면 되는 여유있는 일정이라서 거의 모든 산객들을 추월시키면서 천천히 올랐다.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산중턱에서 한숨을 돌리며 남쪽을 바라보자, 태산준령들이 첩첩이 이어져 있다.

 

'아, 멋있다.' '아, 아름답다.'

 

 

 

 

 

 

대청봉 정상에 거의 가까워지자 눈도 제법 쌓여 있고 칼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온다.

 

 

 

 

 

 

저멀리 동해바다와 속초시내가 너무나도 깨끗하게 조망이 된다.

대청봉을 올라선 7-8번의 경험중 오늘이 제일로 시계(視界)가 맑지 싶다.

 

 

 

 

 

 

그런데 너~무도 춥다. 손도 얼고, 카메라도 얼고, 고추도 얼었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장갑을 벗었더니 금새 손가락의 감각이 없어진다.

사진이고 지랄이고 살기 위하여 잽싸게 중청대피소로 튀었다.

 

 

 

 

 

 

새벽 6시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더니만 배도 많이 고파서, 불짬뽕과 햇반 한개를 폭풍 흡입을 하였다.

최근에 마누라쟁이가 팔도 짜장면과 불짱뽕을 마트에서 사왔는데, 이 놈들 은근 맛있더라.

 

 

 

 

 

 

중청대피소에서 한시간 넘게 점심식사와 볼 일까지 여유있게 보고서는 희운각 대피소로 천천히 출발을 하였다.

 

'공룡아, 하루만 기다려다오. 내가 달려간다.'

 

 

 

 

 

 

끝청 갈림길에서 서북능선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폭설로 막혀있다.

꼬라지를 보아서는 내년 봄에 날씨가 풀릴때까지 통제가 될 듯 싶다.

 

 

 

 

 

 

중청에서 소청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북사면이라 눈이 장난이 아니게 쌓여 있었다.

중청에서 점심도 늦게 먹었고, 희운각을 일찍 가도 할 일이 없어서 천천히 설악산을 즐겼다.

 

 

 

 

 

 

비법정탐방로인 용아장성도 실컷 감상하고, 지난 6월에 자전거로 달렸던 동해안도 한참동안 추억해 보았다.

 

 

 

 

 

 

그리고 터벅터벅 걸어서 오늘의 목적지인 희운각 대피소에 4시반경에 도착을 하였다.

국립공원 대피소의 주말 예약은 언제나 만석이지만, 실제로는 항상 몇자리의 여유가 있다.

이 대목에서 일정이 변경되면 대피소가 간절한 뒷사람들을 위하여 확실한 예약취소 문화가 매우 아쉽다.

'No Show'나 '당일 취소'는 선량한 이용객을 위해서 조금더 강력한 패널티가 필요해 보인다.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중청대피소를 이용하듯이, 공룡능선을 알현하기 위해서는 희운각 대피소를 이용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Tip)이다.

왜냐하면 나처럼 저질체력의 소유자들은 공룡능선과 제일로 가까운 희운각 대피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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