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째날에는 대학친구 4명과 함께 서울둘레길 1코스중 수락산구간을 도봉산역부터 당고개역 철쭉동산까지 11.9Km를 4시간50분 동안 걸어보았다.
추석 직후 대학친구들과의 소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서울둘레길을 함께 걷자고 제안하자 흔쾌히 콜~을 한다.
솔직히 말을 내밷어 놓고서는 '이 인간들이 내 페이스대로 잘 따라 올까?' 하는 미심쩍은 생각으로 살짝 걱정은 되었었다.
당초에는 아침 8시에 도봉산역 2번출구 건너편의 서울창포원을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약간의 코리안타임이 발생하여 8시20분경에 출발을 하였다.
서울창포원을 가로지른 후 상도교로 중랑천을 건너서, 수락리버시티 아파트 사이의 개울을 따라서 수락산자락의 둘레길에서 본격적인 트래킹을 시작한다.
남부지방에는 비소식이 있어서 은근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비는 내리질 않았지만 하늘은 잔뜩 흐려있었다.
서울둘레길 1코스인 수락산구간은 곳곳에 이정표와 시그널이 잘 구비되어 있어서 알바 염려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서울창포원부터 막걸리를 노래부르던 '신환'이란 친구가 출발하여 2.5km 남짓의 수락산역 입구에서 막걸리를 먹잔다.
오늘은 둘레길 트래킹보다 친구들과의 친목에 더욱 무게를 두었기에, 아침 9시부터 막걸리 2병과 감자전으로 40분 넘게 노닥거렸다.
아마도 그 시간에 수락산역을 출발하여 수락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객들은 우리들을 불수사도북을 하는 철인들로 여겼으리라.
시야가 터지는 조망처에서 서쪽 방향을 바라보아도 북한산과 도봉산은 운무에 가리어 보이질 않고 상계동의 아파트숲만 보인다.ㅠㅠ
당고개역 갈림길부터 덕능고개까지의 4.3km 우회코스는 서울둘레길 최고난이도의 '고급'코스답게 업다운이 매우 심해서 육수를 한참이나 흘렸다.
덕능고개를 지나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내려다 보노라니 5년전에 불암산과 수락산을 연계하여 산행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제는 산행뒷풀이 참석을 위한 친구와의 도킹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사진을 자제하고 진군속도를 높여서 철쭉동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산행시작 4시간50분만인 오후 1시10분경에 당고개역 철쭉동산의 두번째 스탬프 우체통앞에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오늘은 서울둘레길 1코스중 수락산구간만 걸어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좋은 친구들과 또하나의 작은 추억을 만든 것에 만족한다.
비록 서울둘레길 구간중 가장 짧게 걸은 하루였지만, 33년 지기들과 가장 재미있게 걸은 코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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